< 반도체 공정 미세화 핵심장비 >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메이단 R&D센터 연구원이 엔듀라 아이오닉 PVD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이 장비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를 위한 핵심 시설이다.  어플라이드 제공
< 반도체 공정 미세화 핵심장비 >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메이단 R&D센터 연구원이 엔듀라 아이오닉 PVD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이 장비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를 위한 핵심 시설이다. 어플라이드 제공
미국 상무부가 중국에 반도체 장비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한 지난 7일.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발칵 뒤집혔다. 11일에는 장비 분야 세계 5위 업체인 미국 KLA가 SK하이닉스에 납품을 중단한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다. 곧바로 미국 정부가 한국에 해당 조치를 1년 유예한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반도체 장비의 무기화’가 임박했다는 탄식이 쏟아졌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장비업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1위 장비업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게리 디커슨 최고경영자(CEO)는 7일 서울 용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다. 대통령이 해외 장비업체 대표를 면담한 것은 처음인 데다 국내 연구개발(R&D)센터 투자를 ‘기술동맹’에 빗댄 점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뉴욕 방문 중에는 세계 3위 장비업체인 램리서치의 팀 아처 CEO도 만났다.

지난달 21일 기자가 방문한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어플라이드의 심장’ 메이단 R&D센터는 다양한 반도체 장비가 탄생한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재료공학 분야의 독보적 경쟁력으로 지난해 28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식각의 제왕’으로 불리는 램리서치도 지난해 2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장비가 ‘핵우산’에 버금갈 정도로 경제 안보에서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장비 업종은 참담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ASML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등 상위 4개 장비업체의 지난해 점유율은 65%에 달했다. 한국 세메스와 원익IPS는 각각 13위, 14위로 이들 회사 점유율은 1% 미만이다.

샌타클래라·프리몬트=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