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잘 나가는 한류…한식도 '일상식' 마케팅하면 성공"
“프랑스에서 K컬쳐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식도 그 수혜를 입어 무한한 확장 가능성이 있죠.”

니콜라스 트랑트소 SIAL 네트워크 총괄디렉터(대표이사·사진)는 16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년 전만 해도 낯선 음식이었던 김치가 이번에 세이보리(짠 음식) 건조 식품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며 “한국과 한국 음식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내 딸도 한국이 좋아 한국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떠난 상태”라고 덧붙였다.

SIAL은 새로운 식품 시장을 열 수 있는 제품들에 혁신상을 수여한다. 올해에는 한국 기업 ‘오픈소스랩’의 동결건조 김치 ‘김치V’가 간편한 조리법에 높은 점수를 받아 혁신상 수상 기업에 포함됐다.

트랑트소 대표는 한국 음식을 프랑스 대중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 특별식이 아닌 ‘일상식’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 방법으로 외식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봤다.

트랑트소 대표는 “파리 시내에 한국 식당이 점점 더 많이 생기는 것은 대중에게 스며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외식으로 한식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밀키트를 통해 직접 요리해보고 나중에는 한국 식재료까지 구입하는 선순환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식품 기업이 프랑스에 제품을 수출할 때에도 인기 TV 요리경연대회 등을 활용해 조리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4년만에 열린 SIAL인 만큼 코로나19로 변화한 식품 트렌드에 대해서도 짚었다. SIAL 네트워크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71%가 코로나19 기간동안 식습관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트랑트소 대표는 “이동제한 기간 동안 요리를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원재료, 건강, 먹는 즐거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됐다”며 “대체 식품과 간편식, 친환경이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대체식품은 이번 SIAL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 중 하나다. 소비자들이 동물성 단백질인 육류, 생선, 치즈를 대신할 새로운 단백질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트랑트소는 “6~7년 전만 해도 밀웜 등 곤충 단백질이 부상했지만 지금은 사료용으로만 사용한다”며 “그 자리를 해조류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조류는 과거 아시아 지역에서만 소비되던 식재료이지만 최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해조류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SIAL 혁신상 수상 제품 중 1위도 프랑스 ZALG사의 해조류 큐브가 차지했다.

트랑트소는 “프랑스 인구 중 ‘진짜 비건’ 비중은 2% 정도로 적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물복지, 환경에 대한 관심 등으로 ‘신념 소비’에 나서고 있다”며 “비건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만큼 대체식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