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 전경. /한경DB
한국개발연구원(KDI) 전경. /한경DB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새 원장을 초빙한다. 홍장표 전 KDI 원장의 사임 이후 3개월만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17일 KDI 원장 초빙 공고를 통해 26일까지 서류접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원자격으로는 '연구기관의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분', '해당 연구분야에 관한 식견이 풍부하고 덕망이 있는 분', '조직경영에 대한 경륜과 식견을 가진 분', '국제감각과 미래지향적 비전을 가진 분',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한 분', '원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휴직 가능한 분' 등을 명시했다.

이중 국가공무원법 33조는 각종 범죄 사실이 있는 등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를 제시한 조항이다. 정당에 가입한 경우도 KDI 원장으로 일할 수 없다.

KDI 원장 자리는 지난 7월 홍 전 원장이 사임한 후 약 3개월 간 공석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수석을 지내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했던 홍 전 원장은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두달여간 자리를 지키다 7월 중순에야 사임했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전 원장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너무 안 맞아 바뀌어야한다.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발언한 이후 '부당한 사퇴 압박을 받았다'며 크게 반발하는 입장문을 내고 물러났다. 지금은 부경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I 새 원장 후보군으로는 현재 원장 대행을 하고 있는 고영선 KDI 부원장 등이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차관을 지내기도 했던 고 부원장은 홍 전 원장 사임 후 조직을 잘 수습하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새 정부 경제팀과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변수는 KDI 원장 초빙 절차를 주관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획자인 정해구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점이다. 정 이사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기까지 소임을 다 할 것이냐"고 묻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렇다"며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원장 초빙 공모는 오는 26일까지 진행된다. 서류접수가 마감되면 3배수인 3명을 최종 후보로 추려 면접 등이 진행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