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시민들,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 의정부 이송 반대 시위 / 사진=연합뉴스
의정부 시민들,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 의정부 이송 반대 시위 / 사진=연합뉴스
아동 성폭행범 김근식이 출소 6시간을 앞두고 재수감되면서 출소 후 거주지로 지목됐던 경기 의정부시가 도로폐쇄 등의 조치를 전격 해제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도로변에 설치했던 현장시장실을 철거했고, 의정부 지역 시민단체들도 예고했던 시청 앞 반대 집회를 취소했다. 지자체가 출소자의 시설 진입을 막아서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뻔 했지만 이번에 가까스로 봉합된 것이다.

17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김동근 의정부 시장은 지난 16일 밤 10시께 김근식이 들어올 예정이었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 설치한 현장시장실을 철수했다. 김근식의 '의정부 내 거주'에 반발해 지난 15일 오후 1시무렵 시장이 현장에 천막을 설치한 뒤 19시간여 만에 걷어낸 것이다.

김근식은 2006년 5~9월 수도권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 17일 0시 만기출소를 할 예정이었다. 법무부는 심리 치료와 교육, 이후 거처마련을 위해 김근식을 일정기간 의정부시 가능동 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시설에 머물게 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김 시장은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소 예정 시설 160미터 거리에 영아원과 아동일시보호소가 자리잡고 있어 안전이 위태롭다"며 "인면수심 흉악범이 섞여들어 시민이 혼란과 공포에 빠지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시간 경기도 국감에서도 김민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정부을)은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김근식 거주시설은 아동복지시설이 불과 15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법무부에 강하게 항의를 해달라"고 말했다.

주말 내내 의정부시에선 김근식의 시설 입수에 반대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시도 초강수를 뒀다. 범부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앞 도로인 '입석로'에 통행차단 행정명령을 내려 김근식의 입소를 '원천차단'하려 했다. 의정부시는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비상대기조치도 발령했다.

이 가운데 수원지검 안양지첨은 지난 15일 김근식을 2006년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수원지법은 지난 16일 김근식에 대해 "범죄가 소명되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김근식은 안양교도소에서 나오지 못하고 다시 구속되면서 의정부시의 혼란도 일단락된 것이다.

향후 성범죄자의 출소를 앞두고 지역사회의 불안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0년 조두순의 출소 시점에도 안양시는 극심한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의정부=김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