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 11% 성장' 탄소소재 투자 늘려야 한다
6대 탄소소재 분야 무역수지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개선됐다. 지난 8월 6대 탄소소재 관련 16개 품목의 수출입 동향을 살펴본 결과, 올해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소재 산업은 2011년 이후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의 지속적인 투자로 세계 네 번째로 탄소섬유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초고성능 탄소섬유 개발을 완료하는 등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6대 탄소소재 및 응용부품 관련 정부 R&D 투자로 5억달러가량의 무역수지 개선과 함께 수출 실적도 3.2배 증가했다. 정부와 민간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와 노력이 산업 성장이라는 결실로 나타난 것이다.

탄소소재산업은 전기·수소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항공, 에너지·환경 등 전방 신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우주 방위산업에서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연평균 11%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주·항공·방산의 핵심 소재인 고성능 탄소섬유 중간재는 지난 5년간 수입이 꾸준히 증가했다. 범용 활성탄소 소재도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70%에 가깝다. 고성능 활성탄소 소재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범용 탄소섬유와 중간재는 중국 내 스포츠·레저, 풍력 블레이드, 태양광 단열재 등에서 수요가 증가해 중국 수출(2021년 기준)이 각각 59%와 36%를 차지했다. 최근 전기차 분야에서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조흑연의 중국, 폴란드 수출이 2019년 대비 59% 증가해 무역수지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10년이 탄소소재 분야 R&D 투자로 범용기술을 확보하고 실용화하는 성과를 이뤄낸 시기였다면, 향후 10년은 투자 촉진을 위한 개발·인증 패키지 지원과 수요 시장 창출을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의 시기다. 그뿐만 아니라 고성능 탄소소재 개발, 지능형 생산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전주기적인 산업 육성 지원, 카본 팹·클러스터 등에 대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수립으로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소재 산업은 1차 산업부터 4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시대 변화에 맞는 에너지원과 핵심 기술 분야에 적용돼 주력 산업을 이끌어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 때문에 고기능 탄소소재 및 응용부품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탄소산업 관련 다수의 시장 지표는 2030년까지 탄소소재 시장 176조원, 응용부품 시장 1055조원으로 매년 1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지난해 탄소소재 글로벌 시장은 60조원으로 커졌지만 국내 시장은 2조8000억원(점유율 4%대)에 그치고 있다. 특히, 탄소소재 응용부품 시장의 경우 소재에 비해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앞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시장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