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회사채 '급랭'…기업 돈줄이 꽉 막혔다
기업의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 인상과 증시 침체로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가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올 3분기 기업공개(IPO) 공모액은 작년 같은 기간의 10분의 1토막 수준으로 급감했고 회사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도 약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3분기 IPO 공모금액은 1조5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11조4426억원 대비 86% 급감한 수치다. IPO 예정 기업이 연이어 공모 일정을 내년 이후로 미룬 가운데 3분기에 공모를 강행한 쏘카와 더블유씨피 등 대형 공모 기업이 싸늘한 투자심리에 공모금액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결과다. 4분기 들어서도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커머스 등 IPO 대어가 지난 13일 나란히 공모를 철회하는 등 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채 시장도 싸늘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회사채 순발행액은 2877억원에 그쳤다. 회사채 순발행액은 1분기 7조4491억원, 2분기 8831억원 등 감소하는 추세다. 4분기 들어서는 2조1478억원(14일 기준)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2017년 4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순상환으로 마감할 위기다. A급 이하 회사채는 미매각이 속출하고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도 발행금리가 연 5%를 넘었다.

기업들은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히자 기존 보유 현금과 은행 대출로 버티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1155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9조4000억원 증가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쪼그라들면서 주식과 채권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가 모두 막혔다”며 “보유 현금과 은행 대출로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장현주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