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과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자 포항시가 항사댐 건설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2017년 남구 오천읍 항사리 오어지 상류에 총 저수량 530만t 규모의 항사댐 건설을 추진했다.

2016년 국토교통부가 ‘댐 희망지 신청제’를 도입하자 포항시가 신청한 것이다. 포항은 2012년 산바, 2016년 차바, 2018년 콩레이 등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지역을 통과할 때마다 냉천이 범람해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당시 환경단체는 항사댐 위치가 활성단층인 양산단층과 직각으로 놓여 위험하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이번 냉천 범람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 인명 피해, 주택 침수 등의 피해를 당하자 냉천 상류에 물을 담아둘 댐이나 저수지를 보강·건설할 필요성이 다시 힘을 얻은 것이다.

반복되는 재해에 대한 최선의 대책은 댐 건설이다. ‘지역 건의 댐’은 홍수 피해를 줄이고 식수 확보를 위해 설치하는 중소규모 댐이다. 중앙정부가 아닌 해당 지자체가 건의해 ‘지역 건의 댐’이라 호칭한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진행 중인 우리 현실에선 ‘지역 건의 댐’ 건설이 재해 예방과 수자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확실한 카드다. 특히 환경보호가 가능하고 소수력 발전 등을 통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 가능해 환경단체나 주민들이 반발할 여지도 없다. 게다가 댐 건설로 인한 관광자원 활성화로 지역주민의 경제적 소득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 건의 댐’ 건설은 지자체가 실질적인 의사 결정 주체로 된다. 지자체, 주민, 사회단체 등이 건설과 운영 전 과정에 참여해 보다 성숙한 숙의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답은 ‘지역 건의 댐’이다.

이중열 물복지 연구소장/前 한국수자원공사 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