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다음주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으로 꼬일 대로 꼬인 양국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 대통령실에서 한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열기로 양국이 합의했다”며 “20~21일 중에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주요 의제를 사전에 정하지 않고 30여 분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尹-기시다, 첫 양자회담…강제징용 배상 해법 찾나
한·일 관계 회복의 핵심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국 자체적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일본과도 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어 양국 정상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진행 상황을 확인할 필요도 없는 상태에서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회담한 이후 2년10개월 만에 열리게 됐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여러 차례 대면했지만 양자 회담을 하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양자 회담을 한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 후 관계 부처들이 진행해온 과제들이 좀 더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내용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 차장은 “자유를 공유하고 존중하는 나라들과 함께 글로벌 연대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연설문에 담길 것”이라며 “보건·기후·공급망·디지털 격차·문화 결핍 다섯 가지 요인에 대해 한국의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연설은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185개국 정상 중 10번째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부인인 김건희 여사도 장례식에 동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마지막 국가인 캐나다에선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오는 23일 정상회담을 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