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할 사람 징계주고 제대로 처벌받게 해야…장례 계획은 아직 없어"
이예람 중사 유족 "성추행 2차피해 규명 성과…윗선수사는 한계"(종합)
고(故) 이예람 중사의 유가족은 13일 안미영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에 대해 2차 피해의 진상을 규명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윗선'을 밝히지 못한 점 등은 한계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중사의 유가족과 군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특검 수사 결과에 아쉬움이 없지 않다"면서도 "군을 수사한 최초의 특검으로써 폐쇄적 병영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참담한 과정 전반을 규명했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 군 사법체계 내 공고한 카르텔과 이들 사이에서 횡행하는 위법행위가 확인된 점 ▲ 그로 인해 초동 수사 부실 의혹의 핵심인 공군본부 전익수 법무실장이 기소된 점 ▲ 이 중사가 겪은 2차 피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점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다만, 성추행 가해자가 사건 직후 불구속 수사를 받은 이유를 규명하지 못한데다 이 중사가 성추행이 아니라 남편과의 불화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 공보장교 1명만 기소된 점 등은 수사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유가족 측은 "전 실장과 그의 변호인은 수시로 '이 중사는 성추행과 2차 피해가 아닌 다른 이유로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을 흘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해왔다"며 "허위 사실을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다닌 동기를 밝혀내 책임을 묻지 않은 점은 특검 수사의 중대한 한계"라고 밝혔다.

유가족 측은 수사가 더 윗선으로 파고들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중사의 부친 이주완 씨는 이날 오후 국군수도병원(경기 성남시) 내 이 중사의 빈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특검 수사결과에 대해 "이게 제대로 된 수사"라며 "국방부 장관은 이제 징계할 사람 징계해주시고, 그 외 기소자 등은 제대로 처벌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특검 수사는 끝났지만 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특검 수사 결과를) 그대로 민간법원으로 옮겨 (사건 관련자들이) 처벌받게 해야 한다.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어머니 박순정 씨는 "딸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공허감에 힘들었는데 (특검 수사결과가) 엄마 마음을 조금이나마 대변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장례절차를 마치고) 우리 아이를 보내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가족은 고 이예림 중사의 장례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고 논의도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예람이에게 중요한 해를 끼친 사람이 특검 수사 결과에 빠져 있어 아쉽다"며 "이런 사람들에 대한 수사, 재조사가 이뤄져 사건이 마무리되면 지원단체 등과 협의해 알려 드리겠다"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예람 중사가 선임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 피해를 보고 두 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지난 100일간 군의 부실 수사와 수사 무마 의혹 등을 수사해 전 실장 등 7명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