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서머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장정일·한영인 지음.
장정일 작가와 한영인 평론가가 1년여간 같은 책을 골라 읽고 열두 차례 나눈 편지를 엮은 비평 서간집이다.

1984년 시 '강정간다'로 등단한 장정일은 '아담이 눈뜰 때'와 '너에게 나를 보낸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을 펴내며 1990년대 문단을 뜨겁게 달군 시인 겸 소설가다.

한영인은 1984년생으로 2014년 첫 평론을 발표했다.

학연·지연도 없고 세대 차도 나는 두 사람은 우연히 제주의 같은 마을에 살며 인연을 맺었다.

제주살이를 마친 장정일이 서울로 오면서 둘의 대화는 편지로 이어졌다.

이들은 '장정일 선생님께', '한영일 형께'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통해 안부를 묻고 책을 화두로 문학과 사회, 세태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김혜진 소설 '9번의 일'을 통해 노동의 의미를 논하고, 장류진·임솔아·김지연의 작품을 공유하며 청년 세대와 세태를 살핀다.

한국 문학이 삶을 포착하는 방식과 정치, 사회적인 유기성을 분석하며 문학의 현주소와 역할도 짚어본다.

'한국문학 내부자'로서 "거짓되진 않지만 동시에 진실도 없는 이야기가 늘어난다"고 비판하며 원인도 돌아본다.

둘은 여러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견해도 나타낸다.

한영인은 이 논쟁에 대해 "아무런 피로와 상처를 안겨주지 않았고 근래 느끼지 못한 정신의 고양을 선사했다"고 소회를 밝힌다.

안온북스. 452쪽. 2만 원.
[신간]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빌리 서머스 =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미저리'와 '쇼생크 탈출'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가 스티븐 킹의 장편(전 2권)이다.

공포와 판타지, 서스펜스에 능한 작가는 이번엔 공포나 오컬트(초자연적 현상) 색채를 배제하고 누아르 스릴러를 선보였다.

악인만을 상대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온 저격수 빌리 서머스는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암살 의뢰를 수락한다.

그는 수감된 저격 상대를 재판일에 처리하기 위해 예비 작가로 위장해 법원 인근 마을에 정착한다.

완벽한 위장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빌리는 첫 살인의 기억부터 군인 시절 이라크에서 목격한 참상까지 트라우마가 되살아난다.

어느새 글쓰기에 진심이 되어버린 그를 의뢰에 숨어있던 음모가 위협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출간과 함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답게 이 작품도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황금가지. 404쪽.·424쪽. 각권 1만5천800원.
[신간]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중단편 선으로 표제작과 '이반 일리치의 죽음', '크로이처 소나타' 등 창작 활동 시기를 대표하는 11편을 수록했다.

표제작은 이른바 민중소설 시기의 첫 작품으로 사람은 사랑으로 살고 사랑은 곧 하느님이란 기독교 진리를 쉽게 풀어준다.

'크로이처 소나타'는 질투와 욕망의 속성을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조실부모한 톨스토이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뇌가 응축됐다.

'캅카스의 포로'는 톨스토이가 캅카스 지역에서 군 생활을 하며 직접 겪고 들은 사건을 토대로 했다.

'12월의 세바스토폴'에도 그가 참여한 전쟁의 일상이 담겼다.

문학동네. 536쪽. 1만8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