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도 끊겨 어려움 겪는 이재민에 식사제공
재해현장 도우미 '사랑의 밥차'…포항서도 맹활약
"물도 제대로 안 나오지, 전기도 안 들어오지. 밥을 해 먹을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밥차가 와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
9일 점심시간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50대 주민은 '사랑의 밥'에서 밥과 국, 반찬을 받아들며 이같이 말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가 난 포항에서는 침수 피해로 곳곳에서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겼다.

이 때문에 당장 식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가구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에 포항에 사무실을 둔 '사랑의 밥차' 경상지부가 차를 몰고 나타났다.

재해현장 도우미 '사랑의 밥차'…포항서도 맹활약
사랑의 밥차 경상지부는 영남권 일대에서 각종 재난·재해지역을 찾아가 이재민과 봉사자에게 밥을 제공해온 봉사단체다.

서울에서 배우 정준호씨 등 연예인을 중심으로 결성한 사랑의 밥차와 연결돼 있다.

포항지진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구미 불산 누출사고, 세월호 참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장에 가서 밥을 지어 이재민이나 봉사자들에게 제공했다.

외부 도움을 받지 않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와 기부물품으로 운영한다.

이번에 포항에서 태풍으로 큰 피해가 나자 회원들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7일부터 시작해 벌써 3일째 이재민에게 밥을 제공해왔다.

재해현장 도우미 '사랑의 밥차'…포항서도 맹활약
일부 봉사자는 자신의 집이 피해를 봤음에도 더 큰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오천읍 이재민에게 달려왔다.

사랑의 밥차 사무실도 침수돼 피해를 봤다고 했다.

9일 봉사자들은 약 25명.
이들은 이날 아침과 점심때 각 750명, 모두 1천500명에게 밥을 제공했다.

이날 점심은 소고기뭇국과 김, 김치 등 소박한 음식이었지만 이재민들은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훨씬 맛있고 값있는 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아파트 단지는 8일 저녁부터 전기와 물이 공급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정상적이진 않은 상태다.

사랑의 밥차는 이날 저녁 식사까지 제공하고 추석을 쇠러 갈 예정이다.

현재 포항에는 사랑의 밥차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가 각 지역에서 이재민에게 밥을 제공하고 있다.

김영복 지부장은 "계속 밥을 제공하고 싶지만 봉사자들도 추석 명절을 보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해현장 도우미 '사랑의 밥차'…포항서도 맹활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