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기지사(사진)가 정부가 발표한 긴축 예산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지사는 31일 수원 광교 경기도청에서 열린 '도정 열린회의'에서 "재정건전성과 긴축재정만이 해법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올해 최종 예산안인 679조5000억원보다 40조원 줄어든 639조원의 2023년 지출 예산을 편성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지사가 현 정부의 예산안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김 지사는 "재정을 담당하는 분(관료)들의 로망은 건전성 문제긴 하지만, 재정의 진정한 기능은 건전성의 잣대만으론 봐선 안된다"며 "쓸 땐 써야하고, 곳간을 채울 땐 채워야 하는 게 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 대한 반동으로 재정(건전성)만 강조하는 건 본질에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상황에 맞게 재정을 끌고가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중앙정부에서 재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재정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라며 "첫째는 예상되는 어려움과 위기가 있을때 극복을 위해선 돈을 써야 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돈을 쓴것 이상으로 정부가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정부는 가계와 마찬가지로, 몸이 아프거나 교육비를 써야하는 등 돈이 필요한 라이프사이클 상의 시점이 있다"며 "지금은 경제위기와 코로나가 겹친 상황"이라고 애둘러 비판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 재정이 어려운 상황으로 (예상 대비 올해)세수가 1조6000억원 정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재정은 위기 상황에서 빛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의에 참석한 실국장들에게 "(예산안을 올릴 때)관성적, 타성적, 관례적으로 해왔던 불요불급한 사업은 엄격한 잣대로 보되, 도민을 위해 해야할 사업에 대해선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