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인사위원회 심의 거쳐 후보 2명 교육감에게 추천
시교육청 "언론보도 전에는 동문인지 몰랐다"…감사 독립성 해칠 우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고교 동기동창 개방형감사관 낙점 '파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자신의 고교 동기 동창을 개방형직위 감사관(3급)에 최종 낙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3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시 교육청은 이정선 교육감 취임 이후 감사관을 외부공모를 통해 임용하기로 하고 지난 6월 채용공고를 낸 후 7월 8일까지 원서를 접수했다.

이에 총 7명이 원서를 제출했고, 7월 28일 1차 서류 전형을 통해 이들 모두 서류상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이들 7명을 대상으로 이달 9일 2차 면접 전형을 했다.

외부위원 5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는 이들 중 2명을 인사위원회에 추천했다.

인사위원회는 면접위원회가 추천한 2명을 이정선 교육감에게 다시 추천했다.

면접위원회는 인사위원회(위원장 김환식 부교육감)가 사실상 구성하는데 면접위원들 명단은 비공개다.

이정선(63) 교육감은 인사위원회가 추천한 2명 중 유병길(64) 전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관리관을 신임 감사관으로 최종 낙점했다.

시 교육청은 지난 30일 유 신임 감사관의 학력 등을 제외하고 관련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이 교육감과 유 신임 감사관은 호적상 나이는 한 살 차이지만, 순천 매산고 26회 동기로 3년간 학교를 같이 다녔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고교 동기동창 개방형감사관 낙점 '파장'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감사관 응모자들의 자기소개서와 감사 운영계획서만 보고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실시했다"며 "인사 실무진들은 전형 과정서 학력 등은 비공개 블라인드여서 언론보도를 보고 나서야 교육감과 감사관이 고교 동기동창이란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신임 감사관이 교육행정을 견제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 교사 노조는 보도자료를 내고 "고교 동기 감사관이 이정선 교육감의 청렴도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유병길 신임 감사관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임을 촉구했다.

광주시의회 관계자는 "의회와 언론이 보고 있는데 독립적인 위상을 가져야 할 감사관에 사실상 고교 친구를 앉힌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감사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장휘국 전 교육감 시절에 개방형 감사관 제도를 도입한 후 검사 출신(김용철)과 감사원 출신(배민)이 감사관을 각각 맡았다.

지자체 등을 통틀어 선관위 출신이 감사관을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