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참모진 인적 쇄신에 대해 “대통령실은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한 집단이 돼야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내부의 추가 인사를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비서관급 이하 참모진의 인적 쇄신 배경’을 묻는 말에 “(대통령실은) 가장 중요한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헌신적인 자세와 업무역량이 최고도로 유지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례 브리핑에서 ‘정무수석 등 수석비서관급 인사도 성역 없이 진행되냐’는 질문을 받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국민의 관점에서 끊임없이 보완하고 채워나간다는 대통령 말에 정답이 있다”며 “대통령실 수석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권에선 새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책임이 있는 이진복 정무수석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경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정무수석실 소속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이 사의를 밝히고 사퇴했다고 전했다. 사실상의 문책 인사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인사위원회에서 대통령실 내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시민사회수석 산하 모 비서관에 대해 직원 관리 등의 책임을 물어 면직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보수석 교체와 정책기획수석 신설까지 포함하면 최근 열흘간 비서관급 이상 참모 다섯 명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여기에 2급 선임행정관 이하 참모들에 대해서도 물갈이 인사가 이뤄지고 있어 대통령실 전체 인사 폭이 30명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내부에선 뚜렷한 인사 기준이 없이 ‘파워게임’ 결과에 따라 인적 쇄신이 진행된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 정무와 홍보 라인은 일찌감치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정무 라인은 비서관이 전면 교체되고 홍보는 수석만 바뀌었다”며 “인사 기준이 도대체 뭐냐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에선 이진복 수석, 강승규 시민사회 수석, 이원모 비서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추가 인적 개편 가능성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국민의힘도 대통령실 후속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사 추천과 과정을 지켜보면 향후 권력 향배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나랏빚이 몇 년 사이에 많이 늘어 1000조원에 육박하고 물가와 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부도 긴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서민, 어려운 분들(지원), 또 우리 미래를 위한 투자에 돈 쓸 때는 확실히 쓰겠다”고 약속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