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선 1위라고 안전한 게 아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구독자 수가 뚝 떨어진다. 세계 최대 OTT 기업 넷플릭스도 이런 이유로 수익 구조 개선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OTT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 상반기에 글로벌 유료 가입자 117만 명을 잃었다. 이 회사에서 유료 가입자가 이탈한 것은 서비스 출범 11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기간 늘었던 구독자 감소세는 최근 더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1분기엔 20만 명이, 2분기엔 97만 명이 이탈했다. 이대로라면 실적이 상당히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들어 구독료 인상, 투자액 조절, 광고 도입, 계정 공유 제한 등 기업 운영 전방위에서 수익성 강화에 본격 나선 이유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30일 무료 체험 서비스를 5년 만에 중단했다. 국내를 비롯해 각국에서 이용료도 인상했다. 국내 기준 두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스탠더드 요금제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12.5%, 4인 요금제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17.2% 올렸다.

콘텐츠 투자 비용도 당분간 늘리지 않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수년간 콘텐츠에 들이는 비용을 연간 약 170억달러(약 22조7100억원)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투자금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만 한 것과는 딴판이다. 넷플릭스는 작년에 170억달러를 콘텐츠에 쏟아부었다. 총매출(약 296억달러)의 약 57%다.

계정 공유도 단속한다. 넷플릭스는 최근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 탐지 기능을 도입했다. 한집에 살지 않는 이들끼리 계정을 공유할 경우엔 3달러가량을 추가로 내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계정 공유는 사랑입니다’ 등을 공식 트위터에 올려 홍보한 것과 대조적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가입자 급성장기엔 계정 공유가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이젠 다르다”며 “지금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수익 고민을 할 때”라고 말했다.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광고 사업도 확대한다. 내년 상반기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게 목표다. 콘텐츠를 재생하는 앞뒤로 광고를 보여주는 저렴한 요금제, 광고가 아예 빠진 일반 요금제 등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넷플릭스는 미국 시장에서 연간 7억300만달러(약 9400억원)가량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전망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