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돈 몇 백원이면 탈모 치료 가능"…무슨 약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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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저용량 경구용 미녹시딜 복용 제안
"바르는 치료제보다 효과 높아"
"바르는 치료제보다 효과 높아"
미국에서 저비용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탈모 예방약으로 알려진 미녹시딜을 저용량으로 복용하는 방법이다. 값비싼 탈모 치료 제품보다 효과가 좋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되레 과장광고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만 증폭됐다. 브렛 킹 예일대 피부과 교수는 “최근 탈모 치료제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며 “사람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값비싼 탈모 치료 제품을 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에선 경구용 미녹시딜을 저용량으로 처방하는 피부과 의사들이 느는 추세다. 하지만 경구용 미녹시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탈모치료제로는 승인되지 않은 약물이다. 이 때문에 ‘오프라벨(off label·승인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처방)’로 처방되고 있다. NYT는 “매일 푼돈(페니)으로 탈모 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조지워싱턴대학의 아담 프리드먼 피부과 학장은 “피부과 의사들은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게끔 훈련받아서 오프라벨을 안전하게 처방해줄 수 있다”며 “오히려 치료에 도움 되는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모치료제 주요 성분인 미녹시딜은 바르는 탈모제로 활용된다. 혈관 확장 효과가 발견돼 1979년 경구용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다. 1980년대 들어 우연히 복용자 대다수에게서 발모 촉진 효과가 있다는 걸 발견한 뒤 탈모 치료제로 탈바꿈했다.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미녹시딜 로션인 로게인을 개발했다. 1988년 미 FDA로부터 남성용 탈모치료제 승인을 받았고, 1992년 여성용도 승인됐다.
탈모 치료제로 주목받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르는 형태라 치료가 정확하게 이뤄지기 힘들어서다. 두피에 도포해야 하는 특성상 머리카락이 엉키는 일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는 탈모 환자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저용량 경구용 미녹시딜도 우연히 발견됐다. 호주 멜버른대학의 로드니 싱클레어 피부과 교수는 여성 탈모환자를 치료하던 중이었다. 로게인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여성 환자에게 복용량을 줄여서 처방했다. 알약 하나를 사 등분 해서 복용하라고 제안했다. 복용량을 줄이자 발모 효과가 증진됐다.
싱클레어 교수는 2015년 세계모발연구대회에서 저용량 미녹시딜을 복용한 환자 100여명이 탈모 치료 효과를 봤다고 발표했다. 2017년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에 관련 논문을 발간했다.
효과가 여성 환자에 국한된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지난 2월 캐나다 메디프로브연구소는 세 가지 탈모치료제 효능 연구결과 23건을 분석해 용량별 효과를 비교했다.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지(JAMA) 피부과’에 공개됐다.
메디프로브연구소는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미녹시딜 등 세 가지 탈모치료제의 용량을 각기 달리해서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3월부터 발표된 23개 연구에서 탈모치료제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한 뒤 24주차와 48주차에 총 모발 개수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효과가 낮았던 것은 미녹시딜 알약을 하루 0.25㎎씩 복용했을 때였다. NYT의 주장과 달리 남성 탈모 환자에겐 큰 효과가 없었다. 두타스테리드가 들어간 아보다트라 알약을 하루에 0.5㎎씩 복용했을 때 가장 많은 모발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6개월 복용했을 때 가장 많은 모발이 자랐다. 뒤를 이어 피나스테리드(하루 5㎎ 복용)가 들어간 프로페시아가 효과가 컸고, 미녹시딜(하루 5㎎·로게인)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경구용 탈모치료제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앤서니 로시 미국 웨일의대 피부과 교수는 “두타스테리드가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을 수 있으나, 부작용이 많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두타스테리드는 성욕감소, 발기부전, 유방통증,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에이미 맥마이클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침례교의료센터 피부과 교수도 “모든 경구용 탈모치료제가 설사나 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경구용 미녹시딜 저용량 복용하면 발모 효과↑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경구용 미녹시딜 알약을 쪼개서 복용하게 되면 탈모 예방 효과가 증대된다고 보도했다. 탈모를 예방한다는 샴푸나 로션 등을 더는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되레 과장광고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만 증폭됐다. 브렛 킹 예일대 피부과 교수는 “최근 탈모 치료제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며 “사람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값비싼 탈모 치료 제품을 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에선 경구용 미녹시딜을 저용량으로 처방하는 피부과 의사들이 느는 추세다. 하지만 경구용 미녹시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탈모치료제로는 승인되지 않은 약물이다. 이 때문에 ‘오프라벨(off label·승인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처방)’로 처방되고 있다. NYT는 “매일 푼돈(페니)으로 탈모 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조지워싱턴대학의 아담 프리드먼 피부과 학장은 “피부과 의사들은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게끔 훈련받아서 오프라벨을 안전하게 처방해줄 수 있다”며 “오히려 치료에 도움 되는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모치료제 주요 성분인 미녹시딜은 바르는 탈모제로 활용된다. 혈관 확장 효과가 발견돼 1979년 경구용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다. 1980년대 들어 우연히 복용자 대다수에게서 발모 촉진 효과가 있다는 걸 발견한 뒤 탈모 치료제로 탈바꿈했다.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미녹시딜 로션인 로게인을 개발했다. 1988년 미 FDA로부터 남성용 탈모치료제 승인을 받았고, 1992년 여성용도 승인됐다.
탈모 치료제로 주목받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르는 형태라 치료가 정확하게 이뤄지기 힘들어서다. 두피에 도포해야 하는 특성상 머리카락이 엉키는 일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는 탈모 환자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저용량 경구용 미녹시딜도 우연히 발견됐다. 호주 멜버른대학의 로드니 싱클레어 피부과 교수는 여성 탈모환자를 치료하던 중이었다. 로게인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여성 환자에게 복용량을 줄여서 처방했다. 알약 하나를 사 등분 해서 복용하라고 제안했다. 복용량을 줄이자 발모 효과가 증진됐다.
싱클레어 교수는 2015년 세계모발연구대회에서 저용량 미녹시딜을 복용한 환자 100여명이 탈모 치료 효과를 봤다고 발표했다. 2017년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에 관련 논문을 발간했다.
임상시험 결과 없고, 남성환자엔 효과 적어
하지만 아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맹점이 있다. 싱클레어 교수도 “복용자와 미복용자를 대조한 실험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현재까지 1만여명의 여성 환자들이 저용량 미녹시딜을 복용해 탈모 치료를 했다”고 강조했다.효과가 여성 환자에 국한된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지난 2월 캐나다 메디프로브연구소는 세 가지 탈모치료제 효능 연구결과 23건을 분석해 용량별 효과를 비교했다.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지(JAMA) 피부과’에 공개됐다.
메디프로브연구소는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미녹시딜 등 세 가지 탈모치료제의 용량을 각기 달리해서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3월부터 발표된 23개 연구에서 탈모치료제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한 뒤 24주차와 48주차에 총 모발 개수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효과가 낮았던 것은 미녹시딜 알약을 하루 0.25㎎씩 복용했을 때였다. NYT의 주장과 달리 남성 탈모 환자에겐 큰 효과가 없었다. 두타스테리드가 들어간 아보다트라 알약을 하루에 0.5㎎씩 복용했을 때 가장 많은 모발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6개월 복용했을 때 가장 많은 모발이 자랐다. 뒤를 이어 피나스테리드(하루 5㎎ 복용)가 들어간 프로페시아가 효과가 컸고, 미녹시딜(하루 5㎎·로게인)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경구용 탈모치료제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앤서니 로시 미국 웨일의대 피부과 교수는 “두타스테리드가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을 수 있으나, 부작용이 많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두타스테리드는 성욕감소, 발기부전, 유방통증,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에이미 맥마이클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침례교의료센터 피부과 교수도 “모든 경구용 탈모치료제가 설사나 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