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영식 의원이 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영식 의원이 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또 파행했다. 27일 만에 여야 첫 상견례가 이뤄졌으나, 회의 운영방식과 법안소위 구성 등을 놓고 여당이 반발하며 집단 퇴장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위원장을 향해 회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독재자'라고 힐난했다. 국민의힘 간사 내정자인 박성중 의원은 "정 위원장은 과방열차는 늘 정시에 출발한다면서 국민의힘이 과방위 운영을 지연시킨다고 호도했다"며 "그 열차는 자기들 마음대로 운행하는, 폭주하는 설국열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정 위원장은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상임위를 진행한다"며 "지금 민주당이 말하는 것을 듣다 보면 민주당스러운 꼼수소통이자 겉과 속이 다른 수박소통"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고민정 의원은 "국민의힘은 아직도 본인들이 야당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아 답답하고 참담"하다며 "결산할 것도, 의결할 것도 많은 상황에서 다급하게 촉구해야 하는 것은 여당인데 오히려 민주당이 빨리하자고 한다"고 지적했다. 정필모 의원은 "우리 당을 향해서 수박소통이라는 말로 폄하하고 모욕한 것에 대해 여당은 사과하라"며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여당은 양두구육식 소통을 하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정 위원장은 "저는 국회법 절차를 짓밟은 적이 없다. 독재라고 하는 데 독재한 적 없다"며 "이는 명예훼손이고 허위사실 유포라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이 법안심사 소위원회 구성의 건을 상정, 의결에 들어가려 하자 국민의힘은 전원 퇴장했다. 한 차례 정회를 거쳐 다시 열린 회의에서 정 위원장은 소위 구성 건에 대한 표결을 '강행'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또다시 모두 자리를 떴다.

'소위 구성안 상정 자체에 반대한다. 운영의 묘를 기해달라'는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의 요구에 정 위원장은 "운영의 무덤이 된다. 이미 상정이 됐고 찬반 토론 중에 다른 안을 상정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며 거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