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여성경제인의 날…'키다리 아저씨' 된 정용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덕에 매출이 배 이상 뛰었습니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에서 열린 ‘여성기업 우수제품 판매전’에 참여한 한 의류업체 대표는 “난생처음 백화점에서 제품을 판매하니 한 달치 매출 목표를 단 3일 만에 달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지난달 300만 여성기업인의 축제인 여성기업 주간 행사를 처음 개최하면서 사상 첫 우수제품 판매전을 열었다. 140개 참여 기업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화장품, 주방용품, 가방, 식료품 등을 열흘간 팔아 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은 “신세계 같은 대형 유통사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성과”라고 말했다.

대부분 여성기업이 판로 개척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기 때문에 백화점과 쇼핑몰의 도움이 절실했다. 여성경제인협회는 당초 신세계에 협조 의사를 타진했지만 승낙을 받기 쉽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에 포기하지 않고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만찬에서 정용진 부회장(사진)을 직접 만나 “도와달라”고 ‘SOS(긴급 도움 요청)’를 보냈다. 정 부회장은 ‘직통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했다. 이 회장이 사무실 직통 전화로 정 부회장측과 소통한 이후 신세계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신세계는 작년 세계 최대 매출을 기록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파미에스테이션 분수광장 근처의 쇼핑 공간을 행사 기간 무상으로 빌려줬다. 또 스타필드 고양점의 메인 행사장(센트럴 아트리움)도 제공하고 초대형 미디어 타워와 SNS를 통한 행사 홍보에도 앞장섰다. 판매수수료도 절반으로 낮췄다.

신세계와 함께 현대백화점, 공영홈쇼핑, 티몬 등도 판로 지원에 나서 이번 행사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