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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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가 시장 예상치를 훨씬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발표하면서다.

3일 한국금융지주는 0.16%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99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였던 2000억원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어닝쇼크'였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67.1% 감소한 수치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이 예상보다 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지주 측에 따르면 채권 운용 손실액이 1000억원 이상이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외화채권 손실액도 약 340억원, 투자 자산의 평가손실액도 약 300억원이었다. 주식 거래 감소로 브로커리지(주식 중개) 수익이 줄었고, 증권사가 직접 운용하는 자산의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6개의 증권사는 실적발표 직후인 이날 한국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10~20% 하향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운용손실이 발생하면서 향후 이익 가시성의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추가 손실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은 지난해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 순이익을 발표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0%에 달하는 순이익 감소폭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은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실적 부진이 이미 예고된 상황에서 시장 기대치를 얼마나 하회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나머지 대형증권사들도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 구조가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자기자본 투자의 상당 부분은 채권 투자"라며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증권사들 역시 금리 인상에 채권 손실 등으로 시장 예상치보다 못한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주의 하반기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증시 침체, 금리 인상 등이 어느 정도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주식 및 채권시장의 영향을 순이익에 직접 반영하는 만큼 증권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