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짜리 황금 베이글'의 비밀…포르쉐도 열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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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술관
갤러리 밈 '팀 벤겔 아시아 첫 개인전'
황금·모래로 작업
독일의 핫한 미술가
작품 제작 영상 올려
SNS 팔로어만 80만
황금 아보카도 작품
아보카도 소비로
중남미 물부족
환경파괴 문제 심각
갤러리 밈 '팀 벤겔 아시아 첫 개인전'
황금·모래로 작업
독일의 핫한 미술가
작품 제작 영상 올려
SNS 팔로어만 80만
황금 아보카도 작품
아보카도 소비로
중남미 물부족
환경파괴 문제 심각

‘나는 왜 (안) 살았는가(Why did(n’t) I live?)’를 주제로 기획된 이 전시는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오직 묘지에서만 길어 올릴 수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 삶의 단면과 짧은 유머 사이에서 보는 이들은 자신의 일상과 존재에 대해 사유했다.
작품의 주인공은 서른 살의 독일 현대미술가 팀 벤겔(사진). 공공미술부터 황금과 모래로 만들어낸 대도시 풍경, 조각 작품 등 경계 없는 예술을 펼치는 그는 SNS 팔로어 수만 80만 명, 유튜브 조회수 4억 회에 이르는 ‘스타 작가’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그는 “나에게 예술이란 ‘남과 다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베를린에 전시됐던 공공미술 작품과 영상 작품, 황금과 모래로 만든 추상 작품 등 27점은 오는 8월 28일까지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베를린장벽 터에 세운 100개의 묘비명

“작품을 만드는 건 작가이지만, 그 작품의 주인은 보는 사람의 몫이라는 것을 증명한 경험이었습니다.”

37억원 황금베이글에 담긴 의미
벤겔의 작품엔 시대정신이 담긴다. 하지만 무겁거나 암울하지 않다. 황금과 모래, 추상적 이미지들이 오직 ‘당연한 것들’을 다르게 보는 관점만을 전한다. 스스로를 포함한 많은 이에게 질문을 던지는 게 그의 일이라고 한다.
그의 대표작 중엔 ‘황금 아보카도’가 있다. 지난해 12월 마이애미 아트바젤의 아트위크에 그는 300만달러(약 37억원)의 황금 아보카도 베이글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호박씨가 올라간 베이글 안의 토마토, 아보카도, 각종 채소 등 27개의 부품이 모두 18K 금 1452돈으로 만들어졌다. 벤겔은 밀레니얼 세대가 아보카도에 열광하는 이유를 생각했다.
“시대정신을 포착하고 싶었습니다. 아보카도는 밀레니얼 세대의 상징 중 하나니까요.”
아보카도 소비는 부와 지위, 몸매 가꾸기 코드와 맞물려 유럽 일본 러시아로 확산하고 있지만 정작 그 안에 숨겨진 ‘핏빛 아보카도’ 이야기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다는 점이 그를 유혹했다. 이 작품을 통해 아보카도를 유행처럼 대량 소비하고 있는 시대의 모습을 풍자했다. 실제 아보카도 수요가 폭증하며 중남미 지역의 물 부족과 환경파괴 문제는 심각하다. 멕시코 카르텔과 얽혀 ‘부패의 맛’으로도 표현된다. 유리관 속에 진열된 황금 아보카도는 전시 기간 내내 경찰이 지키고 서 있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모래와 금의 화가 …SNS가 키웠다
그는 작품 안에 흑과 백의 모래, 황금을 주로 쓴다. 영원성과 세속성은 극과 극에 있는 단어. 그 단어 사이의 교집합을 그는 황금이라고 봤다. 영원불멸의 초월적 상징이면서도 소유를 쫓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는 이중성을 지닌다.현대미술에서 금은 상징적인 소재였다. 앤디 워홀은 숭배의 대상이 된 대중들의 아이콘 배경을 금으로 칠했고(금빛 마릴린 먼로, 1962), 마크 퀸은 금으로 제작한 기괴한 신체 조각으로 여성에게 강요된 비현실적 이미지를 비판(사이렌, 2008)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황금변기(아메리카, 2011)도 미국의 자본주의와 아메리칸 드림을 조롱했다.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개방성으로 견고한 미술계의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독립적으로 예술가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