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이북5도위원회 산하의 평안남도지사에 조명철 전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평안북도지사에 양종광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을, 함경북도지사에는 이훈 전 오두산 통일전망대 대표를 임명했다.

이같은 인사를 두고 윤 대통령이 발표한 '정부 위원회 구조조정' 기조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질적인 통치권이 없는 이북 5도 도지사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 등 방만한 운영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채로 인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이북5도위원회는 헌법 상 대한민국 영토인 이북 지역을 관할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헌법과 이북5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대통령이 5개 도지사를 임명하며 이 중 한 명이 돌아가면서 이북5도위원장을 겸임하는 구조다. 다만 이북 지역에 대한 실질적 통치권이 없는 만큼 남북 교류협력 지원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인 이북 5도 도지사는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2022년 기준 1억3539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운전기사를 포함한 3명의 개인비서를 두는 것도 일반 도지사와 같다.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도 사용할 수 있다.

이북 5도 도지사는 관할 구역 내 시장과 군수를 추천받아 임명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이북5도위원회 산하에는 97명의 시장·군수가 있으며 이들은 연간 444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911명의 명예 읍·면·동장은 연 168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이북5도위원회의 올해 예산은 99억1000만원으로 이 중 38.7%가 인건비, 38%가 기본 경비였고 사업비는 22.4%에 불과했다. 사업비는 이북도민단체 행사지원(10.6%), 청사시설 개보수(6.5%), 북한이탈주민 및 이북도민지원(5.3%)으로 구성됐다. 청사시설 개보수 비용을 조직 운영에 필요한 예산으로 분류할 경우 실질적인 사업비 비중은 전체 예산의 17.1%에 불과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각종 위원회를 과감하게 정비해 예산을 절감하고 행정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책임행정의 기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