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의 일본 히로시마 반도체 공장이 정전 여파로 멈춰 섰다. 한 번 멈추면 다시 가동하기까지 상당한 비용이 드는 반도체 생산공장 특성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지난 8일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공장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히로시마 공장의 웨이퍼 생산량은 월 115만 장 수준으로 마이크론 전체 생산능력의 32%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전력 문제로 생산을 일시 멈췄다”며 “공장은 다시 가동을 추진하지만 당분간 생산능력은 종전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생산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마이크론의 올해 3~4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을 빠르게 복구해도 피해 규모는 상당할 전망이다. 반도체 공장은 잠깐이라도 멈추면 라인에 투입했던 웨이퍼와 소재를 폐기해야 한다. 지난해 대만 TSMC 공장이 정전으로 6시간 가동이 중단됐을 때 영향을 받은 웨이퍼는 약 3만 개로 알려졌다.

생산이 제한되는 상황에선 D램 가격 등이 올라 한국 반도체업계엔 수익을 올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피해 규모 등이 자세히 나와봐야 알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반도체업체의 주가는 약세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1.19% 내린 5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0.43% 떨어진 9만3300원을 기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