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진우 셀론텍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형진우 셀론텍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셀론텍은 2001년 자가유래 연골 세포치료제인 ‘콘드론’을 출시했다. 국내 1호 생명공학 의약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말 적자가 지속되던 세포치료제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수익성이 높은 콜라겐 의료기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생산량이 한정된 콜라겐은 대부분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먼저 점유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신공장 설립 이후 콜라겐 생산량이 늘면, 콜라겐 제품의 해외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선제적인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셀론텍은 콜라겐 기반 제품의 해외 판매허가를 취득 중이다. 우선 태국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 국가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태국에서 카티졸과 연골 수복용생체재료인 ‘카티필’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카티필은 싱가포르에서도 승인됐다.

허가의 근거가 된 공통기술문서(CSDT)는 ASEAN 국가에 적용되는 의료기기 지침(AMDD)을 토대로 작성했다.

형진우 대표는 “싱가포르와 태국은 의료관광 선진국이며 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두루 갖췄다”며 “두 나라가 동남아 공략을 위한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셀론텍은 오는 13일부터 3일 간 일본의 ‘인터펙스 위크 도쿄’ 및 ‘동경재생의학박람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인터펙스 위크 도쿄는 일본의 대표적인 제약기술 분야 국제 전시회다. 제약설비부터 의약품 원료까지 여러 영역을 아우른다. 동경재생의학박람회는 재생의료 산업 분야 전시회다. 셀론텍은 두 전시회에 참석해 카티졸 및 원료용 콜라겐의 수출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원료용 콜라겐, 인공장기 등 다양한 활용 기대"

셀론텍은 콜라겐 제품이 아닌 원료용 콜라겐에 대한 잠재 수요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국 등 다수의 해외 기업으로부터 원료용 콜라겐을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치과용 생체소재 및 미용 등 기업들이 활용하고자 하는 분야도 다양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용 제품을 만들기 위해 대부분의 요청을 보류했다고 형 대표는 말했다. 상업화용 콜라겐 원료 수출 또한 신공장 완공 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일부 연구개발 용도에 한정해 원료용 콜라겐을 수출하고 있다.

콜라겐은 세포의 모양 및 구조 유지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생체조직의 지지체를 만들거나 인공장기 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지난 5월에는 스웨덴 린코케어라이프사이언스와 인공각막 제작을 위한 콜라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셀론텍은 린코케어가 인공각막 개발을 시작한 2010년부터 콜라겐을 공급해왔다. 린코케어는 이번에 계약한 콜라겐을 활용해 유럽 임상용 인공각막을 만들 계획이다.

세포치료제에도 콜라겐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콜라겐을 지지체로 활용해 세포가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셀론텍은 세포치료제 개발 경험이 있어 관련 연구개발에 유리하다고 했다.

형진우 대표는 “반도체가 휴대폰과 컴퓨터뿐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두루 쓰이듯, 콜라겐의 쓰임새도 무궁무진하다”며 “셀론텍의 콜라겐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하는 만큼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론텍은 에쓰씨엔지니어링의 관계사였던 세원셀론텍이 작년 3월 바이오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며 설립됐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