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로 앤 오더: SVU'의 실제 모델인 뉴욕 경찰 성범죄전담반이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명성과 달리 '성범죄 사건'을 무성의하게 처리해 왔다는 의혹에 휘말려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 법무부 인권국이 뉴욕 경찰 성범죄전담반이 성범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수사 과정에 성차별적인 태도를 보였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경찰 성범죄전담반은 인기 미국 드라마를 통해 주목받았고, 미투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영화계 거물 하비 와인스틴의 성범죄 수사를 통해 수사 실무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간 사건을 무성의하게 처리하거나 성차별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봤다는 성범죄 피해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보도에 따르면 한 여성은 2019년 성폭행 신고를 했지만, 수사팀이 성범죄가 아닌 개인적 분쟁으로 치부해 사건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성범죄전담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다른 여성도 자신이 납치돼 윤간당했다고 신고했으나 담당 경찰이 사건 처리를 미루더니 "수사하기에 사안이 너무 복잡하다"고 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잇따른 소송에 뉴욕 경찰은 수사팀 쇄신을 약속했지만, 그뿐이었다고 성범죄 피해자 측 변호인은 주장했다.

법무부 인권국의 크리스틴 클라크 검사는 이날 조사 착수 방침을 밝히고 "성범죄 피해자들은 효율적이면서도 트라우마를 치유해주고 피해자 중심적인 경찰 조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 경찰은 "법무부의 조사를 환영하며, 수사 관행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