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출마 두고 신경전 계속…이상민 "李, 쇄신 대상…성찰·자중할 때"
'공매도·유류세' 논쟁도…박용진 "李, 부자 우선 대책" 김병욱 "비판 위한 비판"
이재명계 정성호 "당원들, 누구는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27일 당내에서는 신경전이 이어졌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주말 동안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며 "민주당의 내일을 이끌 지도자감이 안 보인다고들 하신다"며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 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3∼24일 당 워크숍을 전후해 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 고문을 향한 불출마 요구가 분출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 고문이 지난 주말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지지자들과 온라인 소통에 나서면서 출마 채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부른 가운데, 친명계 핵심이 직접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라 주목된다.

이 고문은 이날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등 당 상임고문들과 비공개 오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고문 측 관계자는 "늘 하시던 소통이라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라며 "아직은 언제 출마 여부를 결정할지 계획된 것 없이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 "대선·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특정 인물 탓으로 돌리며 '네 탓 공방'만 하는 것은 민생을 외면하고 기득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는 무익한 논쟁"이라며 "전당대회에 세대·계파·선수에 구분 없이 누구든지 출마하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노골적인 검·경 장악 시도에 맞서 강한 야당, 유능한 야당, 민생정당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계 정성호 "당원들, 누구는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종합)
반면 이 상임고문의 출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계속됐다.

'소신파'로 분류되는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 고문이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판적 요소들을 돌아보면서 성찰을 하고 자중해야 할 때"라며 "전당대회에 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지지자들과 소통이) 활용되면 비판의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고문 본인이 책임져야 될 부분이 있고 쇄신의 대상인데, 쇄신의 주체로서 주도적 위치에 나서겠다고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이 고문은 당의 자산이자 리스크다.

리스크적 측면을 깊게 바라보고 당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재선 박용진 의원은 이 고문이 지난 25일 민생 이슈와 관련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와 유류세 중단'을 거론한 것을 두고 "민생 우선이 아니라 부자 우선 대책"이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소비재들이 가파른 물가상승의 압력을 받는 판국에 유류세와 공매도 중단이 서민 지갑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언 발에 오줌 누기보다 민주당다운 민생 우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계 핵심 '7인회'의 일원인 김병욱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에서 "이전부터 계속된 이른바 '박용진의 어그로 이재명'의 후속타"라며 "비판을 위한 비판은 제발 그만 좀 하시길 바란다"고 정면 반박했다.

김 의원은 "유류세의 한시적 중단은 물가 상승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갖기 때문에 국민 경제 차원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가 상승 대책에 대한 분명한 답 없이 같은 당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것은 적절한 건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박 의원 말처럼 가격 거품 발생을 방지하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