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펀드 방문판매 활성화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회사들의 물밑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투자권유대행인을 통한 펀드 가입을 늘리기 위해 전문 판매회사를 출범시키자 투자자문사는 ‘방문판매 플랫폼’까지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KB금융지주는 금융상품 판매 전문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시켰다. 방문판매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가는 12월부터 방문판매를 통한 펀드와 보험 가입이 늘어날 것에 대비한 포석이다. 투자권유대행인이 고객을 찾아가 모바일 등을 통해 펀드 가입을 도와주는 식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모바일을 이용하면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강화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며 영업점에서는 펀드 가입에 한 시간 안팎이 걸려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다.

국내 투자자문사 중 가장 많은 투자권유대행인(850명)이 소속된 골든트리투자자문은 12월 방문판매에 쓰일 자문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투자권유대행인은 고객 정보를 엑셀 파일에 정리하는 식으로 고객 관리를 하고 있다. 골든트리투자자문은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손잡고 고객 정보, 상품 정보 등을 정리한 플랫폼을 내놓을 예정이다. 월 사용료를 받고 골든트리투자자문 소속뿐 아니라 모든 투자권유대행인이 사용할 수 있게 해 ‘구독 서비스’를 새 비즈니스 모델로 삼겠다는 것이다. 펀드 방문판매 시장이 커지면 플랫폼 구독 사업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유상 대표는 “글로벌 펀드를 찾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 세계 70개 자산운용사의 3만5000개 펀드 사용권을 확보한 홍콩 프리베와 제휴를 맺었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