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스프린터' 리처드슨은 100m 2위, 200m 1위
'예비 NFL 선수' 앨런, 육상 110m허들 역대 3위 기록…12초84
데번 앨런(28·미국)이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우승하고서, 미국프로풋볼(NFL) 데뷔에 도전하겠다"는 원대한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앨런은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그랑프리 육상 남자 110m 허들에서 12초84의 역대 3위 기록으로 우승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랜트 홀러웨이(25·미국)를 제치며 우승해 기쁨은 더 컸다.

홀러웨이는 13초06으로 앨런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날 앨런은 자신의 개인 기록을 12초99에서 0.15초나 줄였다.

앨런이 작성한 12초84는 에리스 메릿(미국)이 보유한 세계기록 12초80, 홀러웨이의 12초81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경기 뒤 앨런은 NBC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세계 기록을 깰 줄 알았다"며 "다음 레이스에서는 꼭 세계 신기록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앨런은 세계 정상급 허들 선수로 활약하면서도 아직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걸지 못했다.

육상 메이저대회 메달리스트와 NFL 진출의 꿈을 동시에 품은 앨런은 "육상 선수로 성공한 뒤, NFL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한도 정했다.

NFL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올해 4월 9일 앨런과 3년 계약을 했다.

앨런은 "올해 7월에 육상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고교와 대학 때 육상과 미식축구를 병행한 앨런은 대학 졸업 후 육상에 전념했다.

그러나 아쉽게 메이저대회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5위를 했고,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4위에 그쳤다.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7위로 밀렸다.

'예비 NFL 선수' 앨런, 육상 110m허들 역대 3위 기록…12초84
앨런은 고민 끝에 "더 늦기 전에 NFL에 도전하겠다"며 올해 4월에 열린 'NFL 프로데이 트라이아웃'에 참여해 필라델피아와 계약했다.

이어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고, 7월 말 필라델피아 캠프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육상선수권은 올해 7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한다.

NFL은 9월 8일에 2022-2023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앨런이 자신의 계획대로 유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뒤에 NFL에 입성할지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예비 NFL 선수' 앨런, 육상 110m허들 역대 3위 기록…12초84
과감한 발언과 행동으로 '열성 팬'과 '안티 팬'을 동시에 거느린 '신성' 셔캐리 리처드슨(22·미국)은 뉴욕 그랑프리에서 여자 100m와 200m에 출전해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리처드슨은 100m에서 10초85의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10초83의 얼레이아 홉스(26·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200m에도 출전해 22초38로 우승했다.

리처드슨이 200m 경기를 치른 건,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리처드슨은 "정말 기분 좋다.

200m는 내가 얼마나 육상을 즐기는지 보여주려고 뛰었다"고 말했다.

여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오랫동안 밀린 미국 육상은 리처드슨을 보며 그리피스 조이너를 떠올린다.

리처드슨은 레이스마다 머리카락 색과 인조 손톱을 바꾸는 화려한 외양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4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미라마에서 열린 미라마 인비테이셔널 여자 100m에서는 10초72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선수 기준'으로 역대 여자 100m 6위에 오르기도 했다.

리처드슨은 2021년 6월 20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86으로 우승, 상위 3명이 받는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도핑 테스트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됐고, 결국 도쿄올림픽 개막 직전에 선수 자격이 '한 달' 박탈됐다.

대표 선발전 기록도 취소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잃었다.

리처드슨은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오래 떨어져 산) 어머니의 부고를 받았다"며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그런 선택(마리화나 복용)을 했다"고 고백했다.

리처드슨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고, 가정 내 불화도 겪었다.

고교 시절부터 '독립'에 가까운 삶을 살며 우울증도 앓았다.

도쿄올림픽 출전은 불발됐지만, 리처드슨을 향한 미국 팬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마리화나 논란' 이후 오랫동안 100m에서 10초대 기록을 내지 못했던 리처드슨이 10초83까지 기록을 끌어 올리고, 200m 레이스를 재개하면서 리처드슨을 향한 미국 육상의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