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활성화 '하버시티'·'뉴홍콩시티' 등 관심
대체 매립지 조성·광역교통망 구축 '험로' 예고

인천 르네상스?…유정복 핵심 공약 실현 가능성은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4년 만에 시장 복귀를 앞둔 가운데 그의 공약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유 당선인은 2014∼2018년 민선 6기 인천시장을 지내면서 인천발 KTX 사업, 시 재정 건전화, 인천 가치 재창조 등 공약 상당수를 실현했지만,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이전 등 지키지 못한 공약도 일부 있다.

◇ '제물포 르네상스' 등 원도심 혁신
유 당선인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인천항 내항 중심의 '제물포 르네상스'를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해양수산부 소유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역사·문화·해양관광·레저·문화 중심의 '하버시티'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1980년대까지 인천의 중심지 기능을 담당했지만, 현재는 쇠락한 중구·동구 원도심을 살려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총사업비가 1조670억원에 이르고 해수부 토지 매입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은 정부 부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어서 사업 실현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유 당선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내항 땅을 단순 매입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인천시 자산과) 교환이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며 "정치적인 실험대가 되겠지만 힘들지 않게 풀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 글로벌 금융 허브 '뉴홍콩시티' 건설
영종도와 강화도 남단, 송도·청라, 수도권매립지를 연계한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에는 일자리 60만개와 청년 최고경영자(CE0) 10만 창업을 일궈내 글로벌 중심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홍콩을 대체할 금융 허브 도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국제 정세를 최대한 활용해 다국적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유엔 등 국제기구 유치에도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경실련은 홍콩이라는 금융허브를 대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분석이 없고, 기타 금융허브 도시의 벤치마킹을 위한 전략적 고려도 보이지 않는다며 실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유 당선인은 올해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2023∼2024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으로 사업비를 산정하고 2025년부터 세부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르네상스?…유정복 핵심 공약 실현 가능성은
◇ 100조 시대 제2 경제도시 구현
유 당선인은 또 선거 기간에 경제 규모 100조 시대를 열고 부산 경제를 뛰어넘는 제2의 경제도시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을 획기적이고 과감하게 시행하면서 4차산업·신성장 사업 육성도 강화하는 전략을 담았다.

아울러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역 은행인 '인천은행'을 설립해 금융 역외유출을 줄이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10% 캐시백 지급으로 시민 사이에서 정착한 지역화폐 '이음카드'와 관련해서는 운영상의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이음카드와 관련해 많은 제보를 받았는데, 바람직하게 운영되고 있는 건지 진단한 뒤 확대 또는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9호선 직결 등 광역교통망 구축
3대 공약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9호선 직결, 제2경인선 조기 추진 등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도 유 당선인 취임 후에는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사업은 인천공항역에서 만나는 공항철도와 9호선 노선을 직접 연결함으로써 영종·청라·계양 등 인천 서북부 주민은 환승 없이 강남으로 갈 수 있게 된다.

민선 7기 때도 추진됐지만 서울시가 수혜 대상인 인천시도 사업비와 운영비를 상당 비율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답보 상태에 놓였다.

제2경인선 사업은 연수구 청학동에서 시작해 경기 시흥·부천·광명을 지나 서울 구로구까지 이어지는 광역철도 노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다만 전제 사업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계획에 광명 주민들이 반발하며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유 당선인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상당히 가깝게 지내는 편"이라며 장밋빛 청사진만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뜨거운 감자' 대체 매립지 조성
쓰레기 매립지 확보 사업에는 일대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 쓰레기만 따로 처리할 자체 매립지를 옹진군 영흥도에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유 당선인은 이 사업을 이어갈 뜻이 없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유 당선인은 본인의 시장 재임 시절 체결한 2015년 매립지 4자 협의체(서울·인천·경기·환경부) 합의에 따라 인천 자체 매립지보다는 수도권 공동 대체 매립지를 구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현안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인천시는 작년 4월 영흥도 매립지 예정 부지를 매입하고, 제2영흥대교 건설 등 매립지 조성에 따른 보상 성격의 각종 사업을 준비하는 등 상당한 행정력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유 당선인은 "매입한 땅은 시의 자산으로 다른 활용방안을 찾으면 된다"고 밝히는 등 사업 백지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