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율 42%(단지내 녹지 포함), 용적률 150%의 친환경 주거단지. 신도시 개발 개념에 근접한 개발사업 형태의 신시가지형 뉴타운. 바로 은평뉴타운을 일컫는 말이다.

녹지율로 치자면 단연 최고다. 수도권 택지지구 중 최고의 녹색 주거지로 평가받는 광교신도시 41.4%보다 높고, 분당(20%), 판교(35%), 일산(22%), 김포한강신도시(28%)와도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서울시내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사업지구를 통틀어 이만큼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단지가 어디 또 있을까?

친환경, 서울 소재, 신시가지형 개발, 시범뉴타운, 후분양, 저렴한 분양가, 역전세난 등 갖가지 이슈와 화제를 낳았던 은평뉴타운이 2006년 하반기 첫 분양을 시작한 이래 이제 막바지 분양에 돌입했다.

은평뉴타운은?
왕십리, 길음뉴타운과 함께 대표적인 시범뉴타운지구에 속한다. 은평구 진관내ㆍ외동, 구파발동 일원 약 3백4십9만5천㎡(1백5만7천평)이 해당 사업구역으로 2002년 10월 시범뉴타운사업지구로 지정됐다.

사업지구는 1, 2, 3지구로 나뉘어 개발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포함하여 모두 1만6천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중 임대를 제외한 분양아파트는 약 9천5백가구 정도가 공급된다.

현재 1지구에서는 2006년 10월 첫 분양이 시작된 이래 입주까지 마무리됐으며, 2지구는 일부 입주와 분양이 진행되고 있고, 3지구는 본격적으로 분양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녹지율이 높다는 측면 외에도 서울 도심과 불과 10km정도 이격돼 있고 지하철 3호선을 끼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 도심까지 20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통일로를 이용해 서울외곽순환도로 벽제IC까지 10분 이내면 도달(이격거리 5km)할 수 있어 광역접근성 또한 양호한 편이다.

다만 사업지구에 접근할 수 있는 도로시설이 부족하고 서측에 접한 통일로에 통행량이 집중되는 바람에 차량 정체가 심하다는 것이 흠이다. 왕복 6~8차선인 통일로를 8~10차선(폭 40m)으로 확장하고, 단지 동측을 지나는 연서로(왕복 4차선)를 6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도로가 확장ㆍ완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완공되더라도 출ㆍ퇴근시간대 교통난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다.

사업지구내 학교시설로 초등학교 5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4곳(1곳은 자립형 사립고)이 개설될 예정으로 있어 일대 교육환경이 대대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중앙에 진관근린공원, 동측에 북한산국립공원, 서측에 서오릉자연공원이 소재하고, 북측에 창릉천이 흐르고 있어 쾌적성면에서는 단연 최고의 입지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올해 공급계획은?
은평뉴타운에서는 2지구 잔여물량과 3지구 분양이 최근 이루어졌다. 지난해 12월말 입주자모집공고를 시작으로 올해 1월 특별공급과 우선공급 청약을 마감했으며, 2월 1일부터 4일까지 일반공급분에 대한 청약접수를 시작했다.

2지구 2백5가구, 3지구 2천1백24가구(특별공급, 우선공급 제외하면 1천8백91가구) 등 모두 2천3백30가구가 공급됐으나, 기존 1, 2지구 분양실적과 달리 평균 경쟁률은 2.79대 1을 보였고, 일부 중대형 아파트는 미달사태를 빚기도 했다.

가격과 입지경쟁력을 가지고 그간 승승장구해왔으나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와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감소 역풍을 은평뉴타운이라고 피해갈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가격경쟁력이라는 장점이 은평뉴타운과 지척에 있는 원흥과 삼송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에 비해서는 결코 낮은 가격이 아니었다는 점도 한 몫 작용했던 탓이다.

은평뉴타운의 청약상 특징은?
은평뉴타운은 후분양제도가 적용되는 아파트이다. 따라서 80%이상의 공정률을 보이는 시점에 분양을 하기 때문에 청약 후 5~6개월 정도면 입주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입주가 빠른 만큼 잔금 일정도 일반 분양아파트보다 빠르기 때문에 철저한 자금계획이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는 특징도 있다. 따라서 중소형의 경우 3년, 중대형의 경우 1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그러나 입주를 함과 동시에 3년이 경과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평형에 관계없이 올해 입주와 동시에 전매가 가능하다. 투자자들이 대거 은평뉴타운에 몰렸던 주된 이유이다.

분양 후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
은평뉴타운의 프리미엄은 이미 1, 2지구 분양을 통해 검증됐다. 기존에 분양된 1, 2지구 전용면적 84㎡(33평형) 기준 분양가는 1지구 3억4천7백42만원(1천50만원/3.3㎡), 2지구 3억5천4백57만원(1천70만원/3.3㎡) 정도. 동일 평형의 아파트 시세가 현재 평균 5억원~5억5천만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입주 후 프리미엄이 많게는 2억원 가까이 형성된 셈이다.

이번에 분양하는 2, 3지구 공급물량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3억5천4백만원~3억8천8백만원 정도. 기존에 분양된 1, 2지구 분양가보다 다소 높게 분양됐고 2지구에 비해 입지가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입주시점에 부동산가격이 폭락하지 않는 한 분양계약 완료 즉시 1억5천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보장된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도로기반시설이 열악하기는 하지만 통일로, 연서로 등의 도로 확충 계획이 있고 구파발역 일대 5만여㎡ 부지에 쇼핑ㆍ업무ㆍ숙박시설 등이 어우러진 대형 복합엔터테인먼트시설 개발이 예정돼 있어 프리미엄가치 상승력은 더해질 수 있다.


투자 위험요인은 없나?
그렇다고 위험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도로기반시설 확충이 늦어지는 경우 일대 도로ㆍ교통 여건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1만6천가구 이상의 미니 신도시급 규모가 입주를 마무리하는 경우 통일로 교통정체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게 되고 역시나 도로ㆍ교통문제가 심각한 지역으로 각인될 소지가 없지 않다. 구파발역 일대 대규모 복합상업시설 개발이 예정돼 있지만 도로ㆍ교통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보면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

은평뉴타운과 멀지 않은 곳에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루어지고 있거나 이루어질 예정이라는 것도 복병이다. 공급물량도 삼송택지지구 2만1천가구, 지축택지지구 8천가구, 원흥지구 9천가구 등 모두 3만8천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은평뉴타운과 합하면 5만4천가구가 넘는 메머드급 신도시가 형성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로ㆍ교통여건의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물량도 물량이지만 은평뉴타운의 전매제한이 입주와 동시에 풀린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것도 문제다. 이미 분양과 입주를 마친 1, 2지구에서 나온 매물만도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3지구 입주와 동시에 매물이 쏟아지는 경우에는 예상했던 프리미엄에 훨씬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서울 전역이 전세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도 유독 은평뉴타운과 주변지역만 역전세난 때문에 전세가가 하락하고 더불어 매매가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경향이 3지구 입주 이후의 삼송, 지축, 원흥지구 개발로 이어지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은평뉴타운 분양가가 낮았던 탓에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은평뉴타운 북측 신규 택지개발지구 공급이 늘어난다고 해도 분명 이들지역보다는 은평뉴타운 입지가 우수한 탓에 공급물량 집중으로 인한 악영향은 은평뉴타운보다는 지축, 삼송, 원흥지역에 우선적으로 끼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위안거리라고 볼 수 있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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