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객들이 메일이나 전화로 물어오는 내용들은 한두 가지로 집중돼 있다. 부동산을 팔아야겠는데 살 사람을 찾아봐 달라는 것과, 또 하나는 부동산 투자를 잘못해 문제가 생겼는데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 별도로 있을지 상담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직접 거래현장에 있다 보니 고객을 통해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살필 수 있어 유익하지만 잘못 선택한 부동산투자 때문에 가정불화에서부터 거액의 계약금을 날리는 투자자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다.
고객이 알려준 문제의 부동산을 답사해보면 필시 활용가치가 없는 덩치 큰 땅이거나 대박의 흑심(?)을 품고 무리하게 사들인 개발 예정지 인근의 주택 또는 재개발 ․ 재건축 , 수요가 거의 없는 공급 많은 지역 내 대형평수 아파트 등이다. 또는 합법을 가장한 불법 탈법 방식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경우도 의외로 많아 필자의 마음이 편치 않다.
수익성만 치중한 채 안정성과 환금성을 등한시하고 오로지 감(感)에 의해 투자한 찌꺼기 부동산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렇게 상담으로 물어오는 매물들은 거의가 부동산을 사기 전에 전문가에게 상담하기 보다는 자기만의 판단과 중개업 또는 매도인의 말 빨과 매수 유혹에 휘둘려 급하게 매매한 부동산들이다. 솔직히 부동산거래에 종사하는 컨설턴트 입장에서 하자 처리하는 기분이 들어 유쾌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몇 가지 매도전략과 홍보요령 정도 조언을 해주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제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부동산 투자에서 수익과 위험의 상관관계는 통상 비례관계에 있다고 한다. 수익이 높은 투자 대상은 그만큼 투자위험이 상존한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요즘 상황에서는 이러한 위험성 높은 매물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기 마련이다. 거래가 쉽지 않다보니 파는 사람 또는 중개업자는 속 안보이게(?) 그럴 듯한 부동산으로 포장한다.
“권리 상 취득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거나, “향후 잠재력 높은 부동산” 이라고 과대포장하며 속이기도 한다. 어떤 경우 합법을 가장하며 탈법과 불법을 부추기며 계약을 유도하는 매도자도 있다. 이렇게 파는 사람을 잘못 만나 의심 없이 부동산에 돈을 묻었다 본의 아니게 투기꾼으로 몰리는 투자자도 있다.

급매물 위장한 ‘인터넷 직거래’ = 사기매물
요즘은 대부분의 부동산 흐름과 시세동향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다보니 거래사기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주로 거래가 쉽지 않은 비인기, 대형평수 아파트나 상가, 토지들이 인터넷에 ‘미끼매물’로 등장한다. 실거래 가격보다 턱없이 낮게 책정해 매물로 올려져 있어 고객들의 구미를 당긴 다음 투자자를 무조건 현장에 방문하게 한다. 그리고 투자자를 현혹케 한 다음 빠른 계약을 유도한다. 대체로 이런 매물은 사기매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감증명을 위조하거나 등기부등본을 변조해 실제 주인인 양 행세한 후 계약금을 받고 도주하거나 계약서를 위조해 남의 집을 팔아버리는 사기매물이다. 특히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의 경우 철저히 매도자가 맞는지를 확인하고 각종 권리관계를 철저히 조사한 후 거래해야 한다. 지난 해 연말 강남 모 아파트 세입자가 집주인인양 행세한 다음 정보지를 보고 온 실수요자에게 접근해 거액의 계약금을 챙겨 도주한 사례가 있다.
‘수익보장’에 껌뻑 죽는 투자자들
얼마 전만 해도 시중에는 ‘웃돈’과 ‘수익’보장 부동산 매물이 활개를 쳤다. 거래가 활발하고 임대수요가 충분한 부동산은 당연히 수익이 발생해 투자자에게 이익을 돌아가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임차인 맞추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그런데 요즘에도 수익성 보장 광고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는 상가나 아파트 매물이 눈에 종종 띤다.
문제는 순진한 투자자들이 혹~ 해서 앞뒤 안 가리고 투자부터 해놓고서 잔금 치를 시점에서야 발을 동동 구른다. 상가의 경우 입지와 상권별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안 되는 상가는 공실률이 50~60%를 넘어서고 있다. 새로 분양해 입주자를 찾아야 하는 상가는 더욱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임차인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데도 임대수익을 보장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경우라 보면 된다. 수익보장은커녕 하루아침에 경매처분 될 여지가 높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프리미엄을 보장하는 아파트 또한 특별한(?) 지역 외에는 웃돈은커녕 미분양 떨이상품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분양업자가 말이 많을수록 지키지 못할 말을 함부로 남발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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