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유럽, 브라질, 일본, 이란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팬데믹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는 주식시장, 채권시장, 부동산시장 등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는데, 이미 글로벌 주식시장은 급락을 경험했고 지금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지면서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혹여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감이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에 때늦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저 잠시 스쳐가는 소나기가 아닐 수 있어 걱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국내경기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 16일 기준금리를 직전 1.25%에서 0.7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제로금리 시대에 다가가는 사상 최저수준이다. 아울러 같은 달 26일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방식을 통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형 양적완화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최근 블룸버그,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및 신용평가사 등이 내놓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다소 어둡다. 보합(0%)을 넘어 -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국내 부동산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아직까지는 급락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부동산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주요 경제재인 만큼 향후 글로벌 경기불황의 여파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통상 부동산은 자산의 특성상 처분절차 및 시세반영 등에 있어 시차가 존재한다. 즉 부동산시장은 주식시장에 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부동산시장에 때늦은 먹구름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 이는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중 전주 대비 상승지역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하락지역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대응한 부동산 투자전략이 절실해 보인다.

일단 다주택자라면 추가적 매수보다는 일부 매도를 통해 보유한 부동산 물량을 줄여나가길 권한다. 현정부의 각종 고강도 규제책(세금 및 대출 규제)이 다주택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태의 종결 이후에도 상당기간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 15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라면 나날이 늘어가는 보유세 부담으로 적지 않은 금전적 고통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반면 실거주목적의 무주택자라면 관심지역을 고른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신규 분양아파트에 초점을 맞춰 청약통장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다만 사정상 입주 시기를 늦추기 어려울 경우 중개업소 발품을 통해 가급적 급매물을 공략하기를 권한다. 경우에 따라선 코로나19 사태는 무주택자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월세 수입을 목적으로 상가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투자하려는 경우라면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관망하면서 기다리거나 가격 경쟁력 있는 우량매물 위주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상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영업자의 영업매출 급감, 이로 인한 임차인 이탈 및 공실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만일 코로나19 사태 종결 이후 상가 투자를 염두하고 있다면 반드시 매입하기에 앞서 상권의 확장성, 배후지 존재 여부를 체크해야 하며, 상가 자체의 가시성과 접근성 확보 여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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