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포 이민지(26·사진)가 역대 최다 상금이 걸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총상금 100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우승상금 180만달러(약 22억5000만원)를 따내며 단숨에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민지는 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 파인스의 파인 니들스 로지 앤드GC(파71·6644야드)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2위 미나 하리가에(미국)을 4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에 이어 두번째 메이저 우승이자 자신의 투어 통산 여덟번째 우승이다.

이민지가 기록한 271타는 US여자오픈 72홀 최소타 우승 신기록이다. 1996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1999년 줄리 잉스터(미국), 2015년 전인지(28)가 갖고 있던 272타 기록을 7년만에 새로 썼다. 그는 호주 선수로서 카리 웹(48) 이후 21년만에 탄생한 US여자오픈 우승자이기도 하다.


1996년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이민지는 프로골퍼를 꿈꿨던 어머니 이성민씨에게서 골프를 배웠다. 이성민씨는 1990년대 초 KLPGA 투어의 프로테스트를 1차를 통과했지만 호주 퍼스로 이민을 가면서 프로의 꿈을 접었다. 그 꿈은 자녀들이 프로 투어에서 이루고 있다. 이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두번째 메이저 컵을 쥐었다.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에서 활동 중인 이민우(24)가 이민지의 남동생이다.

이민지는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트를 두루 갖췄다. LPGA에 따르면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71.77야드(21위), 그린적중률 74.21%(10위), 온 그린 시 평균 퍼트 수 1.72타(5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승 후 이민지는 "어릴 때부터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는데 꿈을 이뤘다. 카리 웹이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소렌스탐 등이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가 멋있어 보였던 것 같다"며 "우승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이 (호주의) 많은 소녀, 또 소년들이 스포츠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제가 좋은 롤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로는 올해 LPGA에 진출한 '루키' 최혜진(23)이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7)은 6언더파 278타를 쳐 단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