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연승으로 비너스 윌리엄스와 어깨 나란히…"우승보다 특별한 기록"
프랑스오픈 2번째 우승한 시비옹테크 "그때는 운, 이번엔 노력"(종합)
"이번엔 순전히 노력으로 이룬 우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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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가 2년 전 우승보다 이번 성과에 더 큰 의미를 뒀다.

시비옹테크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코코 고프(미국)를 2-0(6-1 6-3)으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자프로테니스(WTA)에서 올해는 벌써 '시비옹테크의 해'로 9할 이상 결론이 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비옹테크는 올해 2월부터 35연승을 내달리며 이번 프랑스오픈까지 자신이 출전한 6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연말 9위였던 랭킹을 1위로 끌어올렸음은 물론이다.

특히, 이번 프랑스오픈 우승은 이 대회가 그의 '출세 무대'였다는 점에서 더 값지다.

프랑스오픈 2번째 우승한 시비옹테크 "그때는 운, 이번엔 노력"(종합)
시비옹테크는 19세의 나이에 출전한 2020년 대회에서 '무실세트' 우승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가 WTA 투어 레벨 대회에서 거둔 첫 우승이었다.

시비옹테크는 고프와 결승전 뒤 기자회견에서 2년 전의 우승을 돌아봤다.

그는 "2020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내가 정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하긴 한 건지, 자신도 믿지 못할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승리하려면 뭐가 필요한지, 어떤 퍼즐 조각이 필요한지 인식했고, 이를 경기에서 어떻게 맞춰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준비했기 때문에 이번 우승으로 (2년 전 우승보다) 더 큰 행복감과 더 많은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면서 "2020년에는 그저 운이 좋다고 느꼈지만, 이번 우승은 내가 정말 노력한 결과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오픈 2번째 우승한 시비옹테크 "그때는 운, 이번엔 노력"(종합)
시비옹테크는 이날 35연승을 기록하며 2000년 이후 WTA 투어 단식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썼다.

2000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35연승을 달성한 이후 22년 만에 나온 WTA 투어 단식 35연승이다.

시비옹테크는 또 비너스의 동생이자 여자 테니스의 '전설'인 세리나 윌리엄스의 34연승 기록도 넘어섰다.

대회 우승보다 연승 기록을 쓴 게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시비옹테크는 말했다.

시비옹테크는 "늘 이런 특별한 기록을 가지고 싶었다.

특히 세리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면서 "우승도 좋지만, 이 기록을 세운 게 정말 특별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내가 계속 경신해 나갈 수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클레이코트 여자 최강자'로 떠오른 시비옹테크는 이제 잔디코트에서 펼쳐질 윔블던에 도전한다.

프랑스오픈 2번째 우승한 시비옹테크 "그때는 운, 이번엔 노력"(종합)
시비옹테크는 올 초 호주오픈에서 준결승에 올라 하드코트에서도 메이저대회 우승권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윔블던에서는 지난해 대회 16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일반 투어 대회로 범위를 넓혀도 시비옹테크는 잔디코트에서 16강까지만 올라가 봤다.

예선에서 탈락하거나 1회전에서 짐을 싼 대회도 있었다.

시비옹테크는 "잔디코트 대회에서 더 이기고 싶지만, 아직은 모르겠다.

솔직히 잔디코트가 어렵긴 하다"며 웃었다.

한편,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경기마다 쓰고 나온 우크라이나 국기 색의 리본을 단 모자를 결승전에서도 썼다.

시비옹테크는 결승전 직후 우승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계속 힘을 내기를 바란다"면서 "나도 전쟁이 끝나리라는 희망을 계속 품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