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메르코수르 FTA 체결·브라질 OECD 가입에 걸림돌 가능성
브라질 경찰권 남용에 국제사회 우려…유엔·EU 의회 해명 촉구
브라질 경찰의 공권력 남용으로 인한 폭력적 행태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유엔과 유럽연합(EU) 의회는 브라질의 경찰 폭력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해명과 대책을 촉구했다.

유엔은 브라질의 인권운동가들을 만나 경찰 폭력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EU 의회는 브라질 경찰 폭력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과 EU 의회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 자제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해온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브라질 인터넷 매체 UOL은 전했다.

경찰 폭력 문제는 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브라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브라질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최근 ‎브라질에서 발생한 2건의 경찰 폭력은 국제적으로 논란이 됐다.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빌라 크루제이루 빈민가에서는 지난달 24일 경찰이 대형 범죄조직의 두목을 검거하기 위해 작전을 진행하다 경찰과 범죄조직간 총격전이 벌어져 20여 명이 사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마약 밀거래와 관련된 20여 명의 범인을 무력화시킨 경찰 특공대와 리우 경찰의 작전을 축하한다"면서 "경찰의 훌륭한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경찰의 무리한 작전 때문에 애꿎은 시민이 죽거나 다치고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경찰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브라질 경찰권 남용에 국제사회 우려…유엔·EU 의회 해명 촉구
지난달 25일에는 북동부 세르지피주 움바우바에서 고속도로 경찰관 3명이 30대 흑인 남성을 경찰차 트렁크에 밀어 넣고 최루탄 가스를 분사해 질식해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브라질판 플로이드' 사건으로 불리며 브라질 국민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으며, 가족과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논란이 커졌다.

브라질 경찰이 '범죄조직과의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력 남용 문제가 자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유엔은 지난 2월 중순 브라질 정부가 경찰 폭력을 제어하는 데 실패하고 있으며, 세계인권선언과 인권 관련 국제규범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브라질 정부에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