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낙지를 손에 쥐고 들어올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낙지를 손에 쥐고 들어올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점심 먹으러 자주 가던 멍게 비빔밥집이 지금도 생각이 나네요"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세계 바다의날을 맞아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21년 전 부산지검에서 근무하던 당시 자주 방문한 횟집을 언급하는 등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부산을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2시께 부산 자갈치시장에 도착했다. 시민들의 환호 속에 자갈치 시장 로 들어선 윤 대통령은 횟감을 구매하기 위해 한 점포 앞에 멈춰섰다. 외투는 벗고 하늘색 셔츠만 입은 차림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해 활어를 뜰채로 건져 올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해 활어를 뜰채로 건져 올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가게 주인이 광어를 꺼내 들었으나 광어가 팔딱거리며 땅으로 떨어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 뜰채를 쥐고 광어를 잡으려고 시도했으나 다시 광어가 튀어오르며 광어를 잡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부산 지역상품권으로 생선 값을 계산했다.

이후 다른 점포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여기 제가 학생 때부터 많이 들르던 데"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가게 상인이 전복회를 썰어주자 윤 대통령은 "한 점만 한 점만"이라고 했고 회 두 점을 먹은 뒤 물을 마셨다. 이후 상인이 준비해 둔 보라색 종이를 건네자 윤 대통령은 상호 이름을 쓴 뒤 "번창하세요 2022. 5. 31.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또다른 가게에서는 주인 아주머니가 해삼과 낙지를 쟁반 위에 올려 가져왔다. 윤 대통령은 두 손으로 낙지를 쥐었다가 다시 한 손 높이 낙지를 들어올리면서 웃음을 지어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후 몇몇 점포를 둘러본 뒤 수행 직원에게 구매한 수산물들을 계산하도록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의 한 횟집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상인·어업인 대표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의 한 횟집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상인·어업인 대표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후 오찬 장소인 한 횟집으로 이동했다. 점심 메뉴는 광어 회덮밥에 광어국이었다. 전복·멍게회에 해초무임, 오이나물, 깍두기, 묵, 콩조림 등이 반찬으로 나왔다.

이날 동석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자갈치 아지매' 최명애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최 씨는 2016년 가덕 신공항 유치를 위해 부산역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한 적 있다. 윤 대통령은 조 장관의 설명을 들으며 "아, 아지매 아지매"하며 맞장구를 쳤다.
2016년 6월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자갈치아지매 최명애씨가 가덕신공항 유치 챌린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6월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자갈치아지매 최명애씨가 가덕신공항 유치 챌린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식사를 하면서 부산 근무시절 경험도 꺼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21년 전에 부산에 근무하러 왔는데 '부산의 맛집' 이렇게 칼라 책자를 내서 방마다 하나씩 보내줬다"며 어느 한 횟집을 거론했다. 이어 "(그 횟집은) 관사 바로 옆"이라며 "그래서 퇴근길에 많이 다녔다. 아주 값도 싸고"라고 말했다.

동석한 김재석 부산어패류처리조합장이 "저희 시장 쪽에는 대통령 네 분이 오셨다. 노무현, 김대중, 문재인 전 대통령 그리고 윤 대통령이다"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여기 작년 7월에 왔었고, 두 번째인가"라며 "옛날에 학생 때 많이 왔다. 와서 회 좀 사가지고 좌판에서 (먹었다)"라고 했다.

김 조합장이 시장 관리비가 높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저도 신경 쓸 테니까 부산시장 출마하신 분한테 각서 받으라"며 농담을 했다. 또 김 조합장이 윤 대통령 전화번호로 문자를 많이 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전화번호가 공개가 돼 가지고 문 하루에 1000개, 2000개씩 오니까 볼 수가 없어가지고 아마 후에는 제가 못 드린 모양인데, 명함을 가져가서 서울 올라가서 전화를 드리겠다"라고 답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