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계 금연의 날…기념식·학술대회 개최

담배회사가 담배꽁초 줍기 캠페인 등 환경 보호 활동을 벌이는 것이 담배로 인한 환경파괴를 소비자의 탓으로 전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학술포럼에서 '담배회사의 그린워싱(green washing)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런 주장을 폈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환경에 유해한 활동을 하면서 친환경적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이다.

'green'(녹색)과 'whitewashigng'(눈가림)이 합쳐진 말이다.

이 센터장은 담배 회사들이 해양 쓰레기 줍기나 담배꽁초 줍기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 등 캠페인을 진행하지만, 그 배경에는 담배 회사의 평판을 높이고 정책 입안자와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매출을 증대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담배회사의 그린워싱 전략과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기업 투자자, 주주, 언론, 국민에게 담배의 환경 파괴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담배 회사에 환경파괴의 책임이 있는 만큼 환경을 살릴 비용을 요구하고 올바른 집행을 위한 재단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도 비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의 5조 3항은 담배회사로부터 담배 규제 정책을 보호해야 한다며 담배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의 숨은 의도를 폭로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WHO 등에 따르면 담배는 생산에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을 위협한다.

담배 생산을 위해 연간 6억그루의 나무가 베어지며 220억 리터(ℓ)의 물이 소비된다.

흡연으로 방출되는 8천400만t의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야외 흡연시에는 흡연자에게서 2.6m 떨어진 곳의 미세먼지 농도가 70% 상승한다.

2020년 담배용품 수거량은 7만2천342개에 달하며 바닷가에서 수거한 담배꽁초는 421만여개나 된다.

플라스틱으로 제조되는 궐련 담배의 필터 1개에는 1만2천개의 가는 플라스틱 섬유가 들어있으며 자연 분해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학술대회와 함께 세계 금연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 금연의 날의 주제는 '담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담배, 그 시작과 끝은 모두 환경 파괴입니다'라는 표어를 통해 담배가 개인 건강뿐 아니라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기념식에서는 담배로 인한 환경 위협을 소개하는 영상과 샌드아트를 활용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 씨의 영상과 올해 첫 금연광고인 '전자담배'편도 소개됐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담배는 만들어지는 첫 순간부터 환경을 파괴하고 흡연자의 개인 건강을 해치는 한편, 주위 사람에게 간접흡연의 문제를 야기하고 버려진 이후에는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금연이 환경과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배회사는 왜 꽁초줍기 캠페인 벌이나…"'그린워싱' 경계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