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계 각국의 긴축(금리 인상) 속도가 근 20년래 가장 빠르고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난 3개월 동안 최소 60번 이상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채택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확대됐다가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뒤집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여년간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기준금리를 제로(0) 혹은 마이너스 수준까지 낮춰 유지해왔다.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 시대가 저문 계기는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불안이다.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에너지를 비롯해 식품 등 필수재의 가격이 급등하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더욱 서두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FT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최소 55개국이 금리를 올렸으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이 이 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중국만이 유일하게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국은 코로나19를 강력히 차단하기 위한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자 최근 오히려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