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메르스 정도로 생각해 곧 지나가겠지 했다. 그러던 것이 3년째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기만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의 약 35%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사망자만 현재 2만4000명이 넘었다. 이렇게 전염병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아 본 일은 처음이다.
흔히 세계적인 전염병 재앙이라고 하면 스페인 독감이나 유럽에서 창궐했던 14세기의 흑사병을 떠올린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에 발생해 2년 동안 세계적으로 최소 2000만 명에서 최대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류 최대의 전염병 대재앙이다. 우리나라도 사망자가 14만 명(인구의 0.83%)이나 되었다고 기록돼 있으니 놀랄 일이다.
미국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67만5000명으로 스페인 독감 사망자 추정치를 넘어섰다고 한다. 인구 증가가 있었으나 의술의 발달 등을 고려해 비교해 본다면 코로나가 얼마나 무서운지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사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더라도 근자에 주변에 감염자가 늘어나고 그로 인해 졸지에 사망하는 사례까지 목도하니까 더욱 심각성을 느낀다. 친지 한 분은 코로나에서 나았다고 통화한 지 5일 만에 갑자기 숨졌다. 특히 고령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지금도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을 보면 이런 종류의 바이러스 균은 완전 박멸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인류는 이런 균과 계속 싸워야 할지 모른다. 문명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역작 《총, 균, 쇠》에서 균을 문명사의 한 요소로 봤다.
조금 코로나가 수그러드는 느낌이 드니 온통 해방감이 충만하다. 운동장이 꽉꽉 차고 식당 예약이 잘 안될 정도다. 이제 코로나와의 싸움을 멈춰도 된단 말인가!
아니다. 아직 코로나는 우려스럽고 그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 위험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여름철 대유행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는 나라도 있다. 코로나 전망은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고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복잡할 때는 원칙대로 따르는 것이 제일이다. 4차 백신 맞고 마스크도 열심히 쓰고 옛날만큼 조심하자.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