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방한 결산] 입주 11일만에 '초대형 이벤트'…외빈 치른 용산 대통령실

소인수회담 열린 5층 '보조 집무실'…"尹, 심플함 강조"

용산 대통령실 청사도 한미정상회담이라는 빅이벤트로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그간 정상회담 무대는 주로 청와대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0일부터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용산 청사는 기존 국방부에서 탈바꿈한 지 2주도 안돼 초대형 외교행사를 치르게 됐다.

국가원수급 외빈이 청사에서 가지는 첫 공식 회담인데다 그 상대가 미국 대통령인 만큼 '긴장 모드'였던 대통령실도 '외빈 맞이'에 분주한 사흘을 보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방한단을 태운 차량 행렬은 정상회담 당일인 21일 오후 1시23분께 청사 현관에 도착했다.

현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했다.

청사 1층 기자실 창문 너머로 바이든 대통령의 전용 차량인 '비스트'가 보였다.

청와대의 경우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취재진 공간인 춘추관이 떨어져 있었는데, 용산 청사는 2층 집무실 아래층에 기자실이 위치해 가능한 장면이었다.

1층과 5층, 지하 1층 등 바이든 대통령이 발을 딛는 곳마다 레드 카펫이 깔렸다.

두 정상은 '조셉 바이든 미합중국 대통령 공식 방한'이라고 적힌 현관 안쪽 포토월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방명록에 사인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청사 곳곳에서 진행되던 공사는 일시 중단됐다.

바닥 곳곳에 보호재를 깔아놓고 공사가 진행 중인 브리핑룸 등 1층 공간은 바이든 대통령 동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포토월 등으로 가렸다.

정상회담은 5층에서 열렸다.

5층에는 윤 대통령의 '보조 집무실'을 비롯해 접견실과 소접견실 등이 있다.

공사 중인 2층 '주 집무실'은 내달 20일께 리모델링이 완료될 전망이다.

72분간 진행됐던 소인수 회담은 보조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한미 정상이 가운데 의자에 나란히 앉고, 양국 배석자는 그 앞 소파에 마주 보고 앉는 형태였다.

아늑한 분위기의 응접실 형태 회담장이었다.

미국 백악관 집무동 웨스트윙의 대통령 사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쪽으로 다리를 꼰 채 편안한 자세로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스타일이 화려함보다는 심플함과 실용성을 많이 강조한다.

그 취지에 맞게 5층 공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소인수 회담에 이어 통역만 대동한 채 단독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이 '12+12' 확대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한 곳은 5층 접견실이었다.

확대회담은 12분간 진행됐다.

기다란 책상에 양측 정상과 배석자들이 마주 보고 나란히 앉아있는 구조였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양국 정상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지하 1층 대강당은 1층 브리핑룸이나 2층 강당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데 따른 임시 조치다.

기존 국방부가 쓰던 강당으로, 별도 리모델링은 하지 않았다.

무대 위에는 '봉황'이 새겨진 연단이 두개 설치됐다.

양국 정상은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이라고 적힌 뒷걸개와 태극기·성조기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을 대기하던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강당 앞 구내매점에서 한국 과자나 음료를 구매하는 이색 풍경도 펼쳐졌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식 만찬을 청사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졌다.

외빈 만찬이 주로 열리던 청와대 영빈관을 대체한 장소였다.

당초 2∼4층 이사가 늦어진 탓에 2층 '주 집무실'은 내달 20일께 리모델링이 완료될 전망이다.

현재 2층에는 국무회의를 열 수 있는 대규모 시설, 최대 2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당 공사도 진행 중이다.

'간이 영빈관' 개념으로 테이블을 놓고 외빈 환영 리셉션 등을 열 수 있는 공간이다.

4∼10층 비서관실, 민관 합동위원회, 경호처 등 사무 공간도 리모델링에 최소 한 달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