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생 김유라는 우리 나이로 서른한 살이다. 서울 마포구 소재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다. 아침은 클렌즈 주스로 간단히 해결했다. 어젯밤 도착한 비건 화장품을 열었다. 시원한 민트향이 코를 찌른다. 그는 공덕역에 위치한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한다. 바쁜 점심시간, 메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기구독으로 배달 온 점심은 오징어먹물 빠에야. 집에 오면 좋아하는 가수의 팬 커뮤니티 앱을 보는 게 일상이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수제 에일맥주를 마시면서... 요즘 팬들 사이에선 가수를 모티프로 한 아트 NFT(대체불가능자산)가 화젯거리다. '띠링' 해외명품 쇼핑 앱에 30% 할인 쿠폰이 올라왔다.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구찌 허리띠를 결제했다.

독자님들의 생활과 얼마나 비슷한가요? 하루 동안 보고 쓰고, 먹고 즐기는 것들을 가만 생각해 봐도 앞으로 어떤 산업과 기업이 뜰지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사실 돈의 흐름만큼 현명한 게 없다죠. 그래서 한경 긱스가 좀 더 집요하게 파봤습니다. 최근 1년(2021년 4월~2022년 3월)간 벤처캐피탈(VC)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총 476개 스타트업을 낱낱이 분석했습니다. 시리즈 A 단계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은 창업 2~5년차 스타트업으로서 사업성을 검증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리즈 A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시작부터 달랐습니다. 476개 스타트업에 흘러간 돈 줄기를 따라가 보니 e커머스 시장 혈투에서 살아남을 플랫폼과 메타버스 시대 부상하는 기술 기업들의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16가지 공식

418개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금 3조원 몰려


총 3조5289억원이 418개 스타트업의 시리즈 A 단계에 투자됐습니다. 투자금액을 밝히지 않은 58곳은 제외한 수치입니다. 분석 대상은 스타트업 정보업체 더브이씨가 제공한 데이터에 기초했습니다. 각 회사가 등록한 업종과 주요 서비스를 참고해 ‘10차 표준산업분류’에 따라 476개 스타트업을 10개 업종으로 분류했습니다. 서비스 분야는 더브이씨의 분류 기준을 따랐습니다.

업종별로 ICT 서비스업 153개사에 가장 많은 1조12302억원이 몰렸습니다. 전체 투자금액의 34.9%를 차지합니다. 기업 수로는 투자금액 미공개 기업 32곳을 포함해 185곳으로 전체의 38.9%에 달합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B2B SaaS) 업체가 31곳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코로나19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메신저와 문서작업 기능을 합쳐놓은 기업용 ‘협업툴’에 투자금이 몰렸습니다. 세계에서 미국 유니콘의 80%를 이미 B2B SaaS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넥스트 ‘빅싱(Big Thing)’은 SaaS에서 나올까요?

그동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해 온 인공지능(AI)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ICT 서비스 분야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물류 유통 자동화, 자율주행, 로봇 등 현실에서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돈이 몰린 업종은 유통‧서비스와 의료‧바이오입니다.

e커머스 플랫폼이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유통‧서비스 70개사에 6664억원이 몰렸습니다. 법률 회계 등 전문서비스를 하는 플랫폼도 등장하면서 고소득 전문직들의 ‘성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바이오‧의료 76개사에도 6642억원이 투자됐지만, 올해 들어서는 투자 열기가 꺾인 모습입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압력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자 지난해 활발했던 바이오‧신약 투자가 한풀 꺾였지만, 디지털 치료제 분야 투자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로 콘텐츠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웹툰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특수시각효과(VFX) 분야 기업들의 몸값도 빠르게 뛰고 있습니다. 영상‧공연‧음반 17개사가 3023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특히 3D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줄줄이 펀딩에 성공하며 콘텐츠 시장의 양과 질을 모두 잡고 있습니다.

음식료‧금융‧부동산‧임대 등 기타 업종에선 38개 스타트업이 2361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브랜드 파워와 소비자 직접(D2C) 판매채널을 확보한 음식료 및 가구 제조업체들의 변신이 눈에 띄는데요. 블록체인 기술 기반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들도 새로운 방식의 핀테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수출‧제조업은 ‘스타트업 신’에선 오히려 주류가 아닙니다. 화학‧소재 18개사(1144억원), 전기‧기계‧장비 19개사(1412억원), ICT 제조 14개사(969억원)가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케이비에프), 친환경 화장품(아로마티카), 2차 전지(스탠다드에너지) 등 친환경 제품을 앞세운 제조업체들이 투자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은 성숙기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스타트업 게임사 13곳이 773억원의 초기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금까지 업종별 스타트업 투자지형도를 개괄적으로 살펴봤고요. 본론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시리즈 A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16가지 공식’을 뽑아봤습니다. 먼저 1부에서는 e커머스 시장의 혈투에서 살아남을 플랫폼의 조건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는 ICT 업계 라이징 스타트업을 다루겠습니다.

시리즈 A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16가지 공식

#1 오픈마켓보다 편집숍이 인기인 이유
#2 화장품에 부는 ‘비건’ 열풍
#3 몸값 높이는 대체육 기업
#4 반려동물 시장, 어디까지 진화할까
#5 대기업에 맞서는 ‘개인 취향’ 브랜드
#6 브랜드 애그리게이터에 최고액 투자
#7 성역 무너진 법률 회계 등 전문서비스
#8 커지는 팬테크(Fan-tech) 시장
#9 3%의 선택을 받은 블록체인 기술은
#10 코인 대안으로 부상한 P2E‧NFT‧조각투자
#11 콘텐츠 몸값 키우는 메타버스
#12 왜 기업용 협업툴에 몰려드나
#13 AI 분야 ‘핫’한 기업은?
#14 규제 이슈 남은 디지털 의료
#15 카카오 뛰어넘은 모빌리티 회사는?
#16 현대차가 찜한 자율주행 분야 최강자

#1 오픈마켓보다 편집숍이 인기인 이유


쿠팡 대 네이버, 이마트 대 롯데의 싸움에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마켓컬리의 등장 이후 편집 쇼핑몰이 줄줄이 등장했고, 아예 소비자 직접 판매방식(D2C)을 선택하는 중소형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돈의 흐름을 보면 오픈마켓보다 편집숍 쇼핑플랫폼이 '대세'라는 걸 실감합니다. 생활용품 브랜드 생활공작소, 생필품 직거래 커머스 레브잇,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 에스엘디티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00억원 이상을 모집했습니다. 가구 편집숍 브런트도 6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생활공작소에 투자한 에이벤처스의 김태규 부사장은 “똑같은 상품을 어떻게 사진 찍고 글을 입히느냐가 편집숍의 브랜드 지식재산권(IP)이 된다”며 “코카콜라가 맛있어서 먹는 게 아니라 코카콜라여서 먹는 것 아니냐”고 설명합니다.

물론 전문관 같은 ‘버티컬' 플랫폼도 몸집이 커지면서 이것저것 다 파는 ‘제너럴' 플랫폼이 되고 맙니다. 중고 거래 쇼핑몰이었던 옥션이 신상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그 명성을 잃었죠. 종합 쇼핑몰이 된 마켓컬리도 풀어야할 숙제로 보입니다.

40·50대 여성 패션몰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는 지난해 5월 설립 1년 만에 총 155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이후 지난 2월 시리즈 B 단계 360억원 펀딩까지 성공했습니다. 1977년생 배우 김희선 씨를 앞세워 백화점 브랜드 옷을 사는 소비력 있는 X세대를 겨냥한 게 다른 여성 쇼핑몰과 차별화된 점입니다.

명품 e커머스 플랫폼 '빅3'(발란‧머스트잇‧트렌비)에 도전하는 리본즈코리아(105억원)와 애트니(40억원)도 초기 투자받았습니다. e커머스 춘추전국 시대를 평정할 과점 플랫폼이 나올지 의문입니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e커머스 플랫폼도 줄줄이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온라인 취미 클래스 정기구독 서비스 하비풀(41억원), 글로벌 기프티콘 선물하기 플랫폼 소다크루(57억원), 건강기능식품 정기배송 케어위드(40억원), 업소용 식자재 비교 주문 앱 엑스바엑스(40억원) 등이 시리즈 A 라운드에서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e커머스 분야 ‘쩐의 전쟁’은 언제쯤 끝이 날까요? 쇼핑몰마다 시장 점유율 확대가 지상 최대 과제가 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계속 투입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압력 속에 벤처투자 시장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는데요. VC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e커머스가 어디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2 화장품에 부는 비건 열풍


몸에 쓰는 건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말고’ 비건입니다. 비건은 본래 육식하지 않는 완전 채식을 의미합니다.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을 생각하고 보호하려는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비건을 앞세운 브랜드가 가장 공격적으로 침투하고 있는 분야는 화장품입니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은 중국 대상 매출이 꺾인 것뿐만 아니라 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성장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건 화장품 아로마티카는 시리즈A 라운드에서 케이스톤파트너스로부터 150억 펀딩을 유치했으며, 씨티케이의 자회사 컴플리톤코리아는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슈어베이스를 앞세워 CJ ENM의 전략적 투자(SI)를 이끌었습니다. 네이버 스노우의 100% 자회사인 비건 화장품 브랜드 어뮤즈는 CJ올리브영 등으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국내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분야 양대 산맥인 코스맥스한국콜마도 OMB(브랜드 개발생산)에 뛰어들었는데요. 코스맥스는 ‘런드리유’를 출시한 비브이엠티에, 한국콜마는 남자도 바르는 색조화장품을 선보인 라카코스메틱스에 각각 투자했습니다. 뷰티테크 분야에선 로봇이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어주는 릴리커버가 45억여원의 펀딩을 유치했습니다.

#3 몸값 높이는 대체육 기업


클렌즈 주스 업체에서 비건 식품 기업으로 변신한 올가니카는 지난 1월 중국 시틱캐피털로부터 43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대체육 기업으로 변신한 덕분에 몸값이 제대로 뛴 경우죠. 올가니카는 대체육 스타트업 브라잇벨리를 분사했으며, 스타벅스에도 대체육 밀박스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기업마다 내세우는 대체육 기술은 다릅니다. 현재 제품 개발이 활발한 식물성 대체육과 앞으로 고성장이 기대되는 배양육 기술로 나뉘는데요. 콩 단백질로 대체육을 만드는 이노하스는 올해 3월 7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국내 유일하게 해조류로 소고기 배양육을 만드는 씨위드는 65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2020년 설립한 스페이스에프는 경쟁사 대비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대와 세종대 연구진과 협력해 근육 줄기세포를 활용한 최적의 세포주를 배양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스페이스에프는 지난해 11월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대상, 롯데, CJ 등 국내 식품 대기업이 대체육 시장 진출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습니다.

비건 베이커리 브랜드 ‘널담’을 만드는 조인앤조인은 지난해 11월 65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공정 증설을 통해 완제품뿐만 아니라 병아리콩, 해조 추출물 등으로 만든 비건 식자재 생산을 늘릴 계획입니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비조인앤조인과 협력해 버터, 계란, 우유 등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비건 빵 브랜드 '더 건강한 베이커리'를 출시했습니다.

#4 반려동물 시장, 어디까지 진화할까


최근 개 떡볶이와 고양이 떡볶이가 나왔습니다. 반려동물 시장의 진화는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합니다. 반려동물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입니다. 이미 5년 전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GS리테일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사업본부를 통해 '멍냥 생태계'를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투자한 반려동물 스타트업만 8곳에 달합니다. 지난해 자회사인 반려동물 쇼핑몰 어바웃펫에 SBS와 함께 215억원을 투자했습니다. GS리테일이 먼저 투자한 반려동물 장례서비스 21그램그룹(40억원), 반려동물을 위한 장난감 로봇을 만드는 바램시스템도 시리즈 A 투자를 받았습니다.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16가지 공식
이밖에 ‘강아지대통령’과 ‘고양이대통령’을 운영하는 펀엔씨는 위벤처스 등으로부터 8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반려동물 쇼핑몰 바잇미는 슈미트 등으로부터 45억원 투자받았고요. 건강식 사료를 제조하는 브리지테일(30억원)과 푸디웜(20억원), 애견미용‧호텔 비대면 예약 플랫폼 펫이지(20억원)이 시리즈 A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5 대기업에 맞서는 ‘개인 취향’ 브랜드


구독자님 냉장고를 한번 열어보세요. 설마 하이트나 카스가 있나요? 아니면 수입 맥주? 국내 수제 에일맥주 캔이 들어있다면 20‧30대 취향을 장착하고 있는 ‘요즘 세대’로 인정합니다.

맥주 업계는 지난해 국내 수제 맥주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커진 20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체 5조원 규모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미미하지만, 성장세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들이 과점하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맥주 취향을 담아낸 작은 브랜드들이 시장의 판을 흔드는 모양새입니다.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16가지 공식
현재 국내 수제 맥주 양조장은 150개가 넘습니다. 수제 맥주 최초로 제주맥주가 지난해 5월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한 이후 줄줄이 대기 중인데요. ‘곰표맥주’를 만드는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해 7월 140억원 규모 시리즈 A 라운드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주마케팅’을 펼치며 30여개 수제 맥주를 생산 유통하는 더쎄를라잇브루잉도 지난해 10월 40억원 규모 시리즈 A 펀딩을 마무리하고 2024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투자 유치에 나선 카브루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도 각각 2023년과 2024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레드오션인 매트리스 시장에서도 스타트업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통마진이 많이 붙는 매트리스 시장에서 자체 쇼룸을 두고 자사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D2C 방식으로 접근한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힙니다.

삼분의일은 지난해 8월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억원을 투자받았는데요. 이용자가 선호하는 수면 온도와 습도, 소음 수준을 AI로 학습한 뒤 쉽게 잠들 수 있게 하는 ‘스마트 매트리스’를 개발한 덕분입니다.

수면 호흡, 움직임을 측정하는 수면 분석 관리 앱을 개발한 슬립테크업체 에이슬립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17억5000만원을 투자받은 이후, 올해 3월 진행한 시리즈 B 라운드에선 삼성벤처투자 등이 합류하면서 160억원 규모 투자를 마무리했습니다.

#6 브랜드 애그리게이터에 최고액 투자


e커머스 브랜드를 인수하는 ‘애그리게이터’에 뭉칫돈이 몰린 것도 작은 브랜드 제품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섭니다. e커머스 '쩐의 전쟁'에서 누가 이기든 D2C 채널을 확보한 브랜드 제품은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생 애그리게이터인 클릭브랜즈는 지난 3월 아시아 최대 애그리게이터 우나브랜즈로부터 1억달러(1200억원)를 투자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근 1년간 진행된 시리즈 A 라운드 가운데 최대 금액입니다. 신생 클릭브랜즈는 반려동물, 홈 리빙, 건강 뷰티, 유·아동 분야 국내 브랜드를 인수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19년 설립된 브랜드 애그리게이터그룹 부스터스도 지난달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 투자유치를 마쳤는데요. 사업성을 가진 중소형 브랜드의 영업권을 양수한 후, 소셜네트워크에서 인플루언서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 성역 무너진 법률 회계 등 전문서비스


법무, 회계, 경영컨설팅, 광고 등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고소득 전문직들의 성역이 무너지고 있는 게 보입니다. 저비용을 앞세운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기득권을 점하고 있던 전문직들의 시장을 어느 정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소사업자를 위한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앤굿(30억원)은 변호사업계 ‘숨고’ 같은 플랫폼입니다. 이용자가 무료로 견적 의뢰서를 작성하면 변호사가 먼저 비용과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수임이 성사됩니다. 소상공인 맞춤형 회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드넘버도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메신저를 통해 전문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트로스트’를 운영하는 휴마트 컴퍼니도 30억원을 유치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참여자 보상형 Q&A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코퍼레이션도 30억원을 투자받았는데요.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심리상담사, 보험설계사 등 전문가에게 질문하고 답변받으면서 아하(aha) 토큰을 보상으로 받는 게 핵심 사업모델입니다.

인력알선 같은 전문서비스도 플랫폼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방문요양 서비스를 하는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해시드벤처스로부터 200억원 펀딩을 유치하며 몸값을 높였습니다. 방문 돌봄‧교육 중개 시장에서 자란다와 경쟁하는 째깍악어(70억원), 디자이너 아웃소싱 중개 플랫폼 스터닝(60억원)도 오프라인에 있던 인력 중개 시장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가져왔습니다.

※'시리즈 A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16가지 공식' 8번부터 16번까지는 2부 'ICT 서비스 분야 라이징 스타트업'에서 계속됩니다.

허란/김종우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