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이날부터 이달 13일까지 닷새간 만 45세 이상, 입사 15년 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해당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입사한 지 15년이 됐다면 30대 중후반의 직원도 신청이 가능한 셈이다.

신청자에겐 퇴직위로금으로 최대 연봉 24개월 치를 지급한다. 3000만~4000만원의 별도 위로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흥국화재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이 7732만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2억원 안팎이 지급될 전망이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노사 간 협의를 거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선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교보생명·신한라이프·KB손해보험 등이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을 내보낸 바 있다.

초저금리로 장기 보험상품의 성장이 정체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채널이 새로운 영업방식으로 떠오르면서 인력 수요가 대폭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도입 등이 예정되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위기가 커졌다는 점도 희망퇴직을 통한 비용 감축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보험업의 상황이 좋지 않아 대면 채널이 활발했던 보험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며 “직원들 입장에선 목돈을 쥐고 새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