콴타 상하이공장 봉쇄 현장_1
콴타 상하이공장 봉쇄 현장_1
지난 5일 밤 중국 상하이의 한 공장 출입구. 수백 명의 직원과 흰색 방호복을 입은 방역요원들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방어가 허술해진 틈으로 직원들이 뛰쳐나가고 있다. 이런 장면을 담은 중국 국내외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공장은 애플 협력사인 콴타의 '콴타 상하이 제조기지'다. 축구장 20개 넓이의 부지에 들어선 공장과 기숙사에 4만여명이 상시 거주하는 대규모 생산기지다. 기숙사의 일부 방에는 12명이 살 정도로 밀집도가 높고, 단지 내에 슈퍼마켓도 들어서 있다. 콴타는 대만에 본사가 있는 전자제품 전문 하청업체로, 애플 맥북의 4분의 3을 제조한다. 테슬라에 들어가는 전자회로기판도 제조한다.

콴타는 상하이공장을 지난달 18일부터 '폐쇄루프' 방식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2000명이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단지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산을 재개했다. 이어 22일에는 상주 인원을 6000명으로 늘렸다.

폐쇄루프 시스템을 가동한 후에도 단지 내에서 계속 감염자가 발생했다. 감염자들은 격리시설로 이송됐다. 대규모 충돌이 발생한 것은 지난 5일이다. 회사 측이 공장에 있는 직원들에게 기숙사로 돌아가지 말고 대기하라고 명령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그대로 공장에 갇힐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불안해진 직원들은 단지 출구로 달려갔다.
콴타 상하이공장 봉쇄 현장_2
콴타 상하이공장 봉쇄 현장_2
로이터통신은 콴타에서 벌어진 충돌이 상하이 봉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상하이는 지난 3월말 이후 한 달 넘게 봉쇄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상하이시는 일부 공장을 '폐쇄루프' 방식으로 가동하도록 했다. 정부는 생산설비들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콴타 충돌 같은 사례가 수시로 발생하면서 생산 차질도 발생하고 있다는 게 상하이 시민들의 얘기다.

상하이는 이달 말까지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다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는 봉쇄식 통제 구역에서만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고 통제 외 지역인 '사회면'에서는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감염자의 동거인과, 감염자가 사는 아파트 같은 층 거주자를 '밀접접촉자'로 분류하고 격리시설로 이동시켰으나, 지난 주말부터는 감염자가 사는 아파트 한 동 전체 주민을 격리시설에 수용하고 있다. 또 아파트 단지 안 외출을 허용했던 지역들도 대부분 1주일 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택배도 차단했다. 이에 대해 항의하는 주민에게 방역요원이 "왜냐고 묻지 마라. 왜는 없다. 방역 수칙을 지킬 뿐이다"라고 답변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