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투자에 있어 더 이상 ‘바이 더 딥’(buy the dip)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 더 딥은 하락장에 더 매수해 상승장에서 차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투자 전략이다. 그러나 바이 더 딥 전략에 가장 충성해 왔던 미국 개인투자자들마저 최근에는 생각이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시 콜옵션 투자 열풍 한물 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이체방크 자료를 인용해 최근 뉴욕증시의 단일 종목 주가가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콜옵션 투자 규모가 2020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옵션 투자의 최전성기였던 지난해 1월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게임스톱 등 이른마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주식) 투자에서 ‘한 방’을 노리며 콜옵션 투자에까지 손을 댔던 개인투자자들이 급감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급감한 콜옵션 투자 규모>
자료: 도이체방크, 월스트리트저널
<최근 들어 급감한 콜옵션 투자 규모> 자료: 도이체방크, 월스트리트저널

비관론자들로 가득 찬 시장

증시 투자자들은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에 따르면 앞으로 6개월 동안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을 점치는 투자자들의 비중(지난 4월 기준) 은 2009년 3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두가 비관론을 펼칠 때 반등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최고가 대비 ‘반토막’이 난 점도 비관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금을 대체할 안전자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사라졌다. 이제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으로 보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더딥'할 만큼 싸지도 않은 뉴욕증시

‘바이 더 딥’의 전제조건은 저렴한 주가다. 지난해 최고점과 비교해 볼 때 최근 주가는 싸 보인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S&P500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35%만이 200일 이동평균선 이상이다. 1월의 74%에 비하면 대폭 줄었다. 나스닥지수 편입 종목 중 200일 이동평균성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비율 역시 1월 38%에서 최근 20%로 감소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 아직도 뉴욕증시는 저렴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7배(향후 12개월 동안 예상 수익 기준)로 최근 10년간 평균(17.1배)를 웃돌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