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보단 낫지만…어린이날에 웃지 못하는 어린이펀드
어린이날을 앞두고 어린이펀드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모들의 '1순위 주식선물'로 꼽히는 삼성전자 수익률보다 낫지만, 시장 둔화에 모든 어린이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차츰 완화되며 어린이펀드 가입자를 위한 각종 행사는 재개될 전망이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일 기준 어린이펀드 22종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1.05%다. 평균 수익률로 코스피지수 수익률(-9.74%)을 밑았다. 다만 개별로 보면 이중 14개펀드는 코스피지수를 이긴 걸로 나타났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물려주는 주식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수익률(-14.04%)보다는 어린이펀드 수익률이 나았다.

어린이펀드는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주로 가입한다.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표방하는 펀드가 많다. 저평가된 종목을 대거 담아놨던 이들 펀드는 작년 어린이날 전후로만 해도 유동성장세의 수혜를 입고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자랑했었다. 다만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어린이펀드 역시 단기적 수익률을 지켜내지 못했다.

어린이펀드를 가입했다고 해서 세제혜택 등이 주어지진 않는다. 이렇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도 수수료가 낮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실제 어린이펀드에선 계속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데, 올 들어서만 66억원이 빠져나갔다.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는 펀드는 어린이펀드 22개 중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가 유일하고, 500억원이 넘는 펀드도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만 추가된다. 22개 펀드 중 절반이 넘는 13개 펀드가 설정액이 100억원이 안 된다.

다만 가입자를 상대로 운용사들이 다양한 부가혜택을 마련한 게 특징이다. 자산운용보고서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알록달록하게 꾸며지고 경제레터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어린이펀드를 통해 대학 등록금 등 목돈도 마련하고 경제관념도 심어줄 수 있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 저학년을 타겟으로 한 경제교육과 여행·캠프를 겸한 프로그램이 인기다. 신한자산운용은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국내 예술경제캠프를 무료로 보내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와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펀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무료로 해외 유명대학이나 유명기업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NH-Amundi자산운용도 'NH-Amundi아이사랑적립펀드' 가입자 대상으로 연 2회 주요도시 탐방을 진행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이후 중단되었지만 올해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세 운용사 모두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