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들 "뿌리 남아있으면 꽃은 다시 핀다…해결책 마련 노력"
대검 "文대통령, 검수완박 거부권 행사해달라…마지막 호소"
대검찰청은 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국무회의 공포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재차 요청했다.

대검은 이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법안이 시행되면 고발인의 이의신청 권한이 박탈돼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선의의 고발이나 내부 비리에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의 호소는 가로막히게 된다"며 "시민단체, 학계, 법조계 대다수가 법안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소인이나 피해자가 이의신청하더라도 진범, 공범, 추가 피해와 범죄수익환수를 위한 수사를 할 수가 없어 사건 전모를 밝히고 억울한 국민의 서러움을 달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없어진다"며 "공직자범죄와 부정선거, 방위사업 비리, 대형재난 등 중대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법에 위헌 소지가 있고, 국회에서 제대로 된 의견 청취 없이 1개월 안에 법안 처리가 이뤄져 절차적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검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국민을 대표하시는 대통령께서 국가의 백년대계인 형사사법제도 개편이 심도 깊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돼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한다.

대통령은 법안에 이의가 있을 때 이 15일 안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돌려보내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 검찰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검수완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반전은 일어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검사장들 또한 이날 법안 통과 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 비록 법이 통과됐지만 그동안의 노력으로 원안에 있던 일부 독소조항이 폐기되기도 했다"며 "이 모든 노력이 헛되어 사라지지 않고,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싹을 틔우리라 믿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뿌리만 남아 있으면 꽃은 다시 핀다'는 말이 있다"며 "검사장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찰청별로 법안의 문제점을 계속 발굴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사장들은 그간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힘쓴 언론과 학회, 법조계 인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