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배달업체 '알고리즘' 들여다보겠다"…배달업계는 "당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수위는 22일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배달 종사자 보호방안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이자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를 포함해 김병우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 김용석 메쉬코리아 준법감시본부장,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선동영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플랫폼배달 지부장, 권기섭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어명소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박은정 인제대 교수, 민연주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등 노조, 업체, 정부,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국토부는 간담회에 배포한 비공개 자료집에서 "배차방식이나 평점을 통해 안전을 위협하거나 차별을 조장하는지 간담회 등을 통해 점검 계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측 전문가로 나온 민연주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도 "배차 알고리즘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고 내가 왜 이 페이를 이렇게 책정받고 있는가에 대한 것을 종사자나 소비자가 알 권리가 있다"며 "종사자 입장에서의 요금제를 도입하고, 정보 배송료의 책정 방식에 대한 투명성을 갖추자는 건 전적으로 맞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토부가 알고리즘 설명 요구권에 대해 부정적, 혹은 애매하게 소극적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입장 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노동계 측은 그간 산재보험 전속성 폐지 외에도 안전 배달료 도입, 알고리즘 설명 요구권, 배달용 보험 공제회 설립 등을 내용으로 하는 ‘라이더보호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중 핵심 쟁점이 된 알고리즘 설명 요구권이란 배달료나 배달시간, 배차과정을 자동으로 결정하는 알고리즘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배달 라이더 측은 배달업체가 기사들의 시간당 배달 건수와 수익을 의도적으로 조정한다며 업체의 알고리즘을 공개할 것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라이더유니온 측도 "배달업체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라이더들의 업무를 관리해 라이더의 근로자성 논란을 회피하고 '업무 책임도 라이더에게 전가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 외에도 또 알고리즘이 라이더의 '수락률'과 배달 '평점'으로 배차를 결정해 라이더들이 배차를 거절할 수 없는 '자기통제' 구조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배달 업계 측은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한 배달업체 관계자는 "나름대로 거리 대비 요금 정보를 공개하면서 조치하고 있는데, 어디까지 공개하라는 건지 알기 어려워 난감하다"며 "기업 비밀 침해 우려도 있는데 국토부가 업체들과 별다른 상의 없이 알고리즘 공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이유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