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난 배지도 뗐다…김인철·정호영 사퇴하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회 지도층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 공약에 대해서는 시급한 현안이 아니라며 시행을 늦출 것을 주문했다.

윤 전 의원은 지난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 중 각종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억울한 일은 (사퇴) 후에 (해명)하면 된다”며 “나도 (국회의원) 배지 떼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 장관 자리가 뭐 그렇게 대단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 시절 본인과 아내, 자녀 등 전 가족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총장 재직시절 법인카드 부당 사용, 대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1억여원을 받은 게 문제가 되고 있다. 정 후보자도 경북대 의대 병원장으로 있을 때 아들과 딸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을 두고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의원은 “겉으로 봐서는 실체적 진실을 알 수 없고, (후보자) 본인들은 억울할 수 있다”면서도 “이 정도 물의를 일으켰으면 양극화된 사회에서 지도층으로서 조금 더 과하게 책임지는 모습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인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도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30명 넘는 분에 대해 보고서 채택을 안 하고 장관 시켰을 때, 이렇게 물의를 빚은 사람을 어디서 데려왔냐고 비난했다”며 “본인들(국민의힘)도 전체 공동체를 위해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멋있는 모습의 사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패는 내부에서만 사람을 찾았기 때문인데, (신임 정부의) 지금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둔감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의 병사 월급 200만원 지급 공약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내려앉은 분들을 궤도로 올리는 것만큼 시급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뒤로 미룰 것을 주문했다. 윤 전 의원은 “국내 경제가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 역량을 다 끌어모아서 뚫고 나가야 한다”며 “(윤 당선인이) 공약 이행을 뒤로 미루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