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일명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할 본회의를 개회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일명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할 본회의를 개회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핵심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28일 0시에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에 검찰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하며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처리 절차에 착수하자 국민의힘은 입법 지연을 위해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총 6시간 48분 동안 여야 의원 4명이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은 검수완박 관련법을 4월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이른바 '회기 쪼개기'(살라미) 전술을 택했다.

민주당은 30일 다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 국회법상 소집요구서 접수 사흘 후인 5월 3일 본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을 통과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청와대가 '결단'을 내리면 5월 3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 검찰개혁 관련 법안 공포안을 의결할 수도 있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 움직임에 찬반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전격 제안했다.
2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반대 구호를 외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반대 구호를 외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헌법 가치를 이렇게 유린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을 국민께서 원하는 것인지 직접 물어보는 것이 마땅하지 않으냐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수적 열세'인 국민의힘이 현실적으로 법안 통과를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반전을 꾀하겠다는 벼랑 끝 초강수였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기대하기도, 원내 의석수 열세로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도 어려운 사면초가 상황에서 꺼낸 맞불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 국민에게 투표권이 주어지는 6·1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면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다만, 검수완박이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헌법 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 또한 민주당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게 현실이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2014년 재외국민의 국민투표를 제한한 국민투표법 제14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만 가능한데 그러려면 다수당인 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