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잃어버린 10년' 다시 닥친다…우크라전 등 복합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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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국들, 저성장·금융위기·사회불안 동반하는 시기 진입"
지정학적 요인·팬데믹 영향·금리인상·물가상승 등 맞물려
"채무불이행 선언한 스리랑카 전철 밟는 나라 더 많이 나올 것"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과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무역 갈등,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공급망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신흥국에 '잃어버린 10년'이 다시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신흥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구매력 기준 소득 성장이 미국보다 처지는 나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1980년대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올해는 3.8%, 내년에는 4.4%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전 10년간의 연평균인 5%의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팬데믹 이후의 경제 지형이 어떨지에 대한 윤곽의 전모가 드러날수록 빈국들의 경우 느린 성장, 금융 위기, 사회 불안 등을 동반하는 기간을 의미하는 '잃어버린 10년'으로 빠질 가능성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신흥국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상대적인 번영의 시기를 누리다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되는데, 윌리엄 이스털리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를 '잃어버린 10년'으로 지칭했다.
통상 경제학적으로는 1990년대 일본의 주식·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시작된 복합 불황을 일컫는다.
1990년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평균 규모의 신흥국가의 1인당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새로운 경제 호황이 시작된 1990년대 후반부터 다시 낙관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신흥국들은 좀처럼 경제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신흥국들이 직면했던 도전들을 연상시키는 재정상의 어려움, 변화하는 무역 방식 등 구조적인 장애물이 다시 이들을 옥죄고 있는 듯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1980년대 초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자 채무 위기와 금융 시장에 위기가 닥쳤고, 이는 신흥국 위기로 이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당시의 상황은 현재와 닮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대에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한 GDP 대비 채무는 팬데믹 기간 급격히 상승했다.
현재 중위 소득 경제 규모를 지닌 나라들의 공공부채 비율은 사상 최고 수준이며, 빈국의 채무는 1990년대와 같은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가령, 세계 70대 저소득국 가운데 차드, 소말리아 등을 포함한 10% 이상이 지속 불가능한 채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고, 에티오피아, 라오스 등 이들 중 50%도 비슷한 상황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세계은행(WB)의 설명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빈국들의 3분의 1만이 이런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에너지 수입국들의 보유외환 감소와 경제 성장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물가상승으로 선진국들이 통화 정책을 옥죄고 있는 것도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또한, 미 연준이 올해 내로 기준 금리를 약 3%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진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의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를 유발해 취약한 신흥국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일 510억달러(약 63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한 스리랑카와 같은 나라들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스리랑카 경제는 지난 몇 년 동안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여기에 지나친 감세와 과도한 자국 화폐 발행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 수렁으로 빠졌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종전의 '잃어버린 10년'의 특징이었던 시스템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 중위 소득 국가들이 보유외환을 늘리는 등 방어조치를 취한데다 투자자들도 위험 경감 조치를 취하는 등 분별력이 더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채무 부담으로 각국 정부는 감세, 교육·기간 산업 투자 여력이 줄어들며 성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연합뉴스
지정학적 요인·팬데믹 영향·금리인상·물가상승 등 맞물려
"채무불이행 선언한 스리랑카 전철 밟는 나라 더 많이 나올 것"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과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무역 갈등,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공급망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신흥국에 '잃어버린 10년'이 다시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신흥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구매력 기준 소득 성장이 미국보다 처지는 나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1980년대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올해는 3.8%, 내년에는 4.4%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전 10년간의 연평균인 5%의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팬데믹 이후의 경제 지형이 어떨지에 대한 윤곽의 전모가 드러날수록 빈국들의 경우 느린 성장, 금융 위기, 사회 불안 등을 동반하는 기간을 의미하는 '잃어버린 10년'으로 빠질 가능성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신흥국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상대적인 번영의 시기를 누리다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되는데, 윌리엄 이스털리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를 '잃어버린 10년'으로 지칭했다.
통상 경제학적으로는 1990년대 일본의 주식·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시작된 복합 불황을 일컫는다.
1990년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평균 규모의 신흥국가의 1인당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새로운 경제 호황이 시작된 1990년대 후반부터 다시 낙관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신흥국들은 좀처럼 경제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신흥국들이 직면했던 도전들을 연상시키는 재정상의 어려움, 변화하는 무역 방식 등 구조적인 장애물이 다시 이들을 옥죄고 있는 듯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1980년대 초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자 채무 위기와 금융 시장에 위기가 닥쳤고, 이는 신흥국 위기로 이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당시의 상황은 현재와 닮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대에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한 GDP 대비 채무는 팬데믹 기간 급격히 상승했다.
현재 중위 소득 경제 규모를 지닌 나라들의 공공부채 비율은 사상 최고 수준이며, 빈국의 채무는 1990년대와 같은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가령, 세계 70대 저소득국 가운데 차드, 소말리아 등을 포함한 10% 이상이 지속 불가능한 채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고, 에티오피아, 라오스 등 이들 중 50%도 비슷한 상황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세계은행(WB)의 설명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빈국들의 3분의 1만이 이런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에너지 수입국들의 보유외환 감소와 경제 성장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물가상승으로 선진국들이 통화 정책을 옥죄고 있는 것도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또한, 미 연준이 올해 내로 기준 금리를 약 3%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진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의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를 유발해 취약한 신흥국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일 510억달러(약 63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한 스리랑카와 같은 나라들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스리랑카 경제는 지난 몇 년 동안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여기에 지나친 감세와 과도한 자국 화폐 발행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 수렁으로 빠졌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종전의 '잃어버린 10년'의 특징이었던 시스템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 중위 소득 국가들이 보유외환을 늘리는 등 방어조치를 취한데다 투자자들도 위험 경감 조치를 취하는 등 분별력이 더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채무 부담으로 각국 정부는 감세, 교육·기간 산업 투자 여력이 줄어들며 성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