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 MZ세대 공무원들이 ‘메타버스 수도 경북’ 사업 등 혁신 기술을 접목한 정책 발굴과 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경상북도의 MZ세대 공무원들이 ‘메타버스 수도 경북’ 사업 등 혁신 기술을 접목한 정책 발굴과 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메타버스를 정책 전반에 도입하려는 경상북도의 ‘메타버스 수도 경북’ 사업이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공무원들의 정책 참여도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버스, 가상현실, 게임·웹툰 등에 익숙한 MZ세대가 정책 수립 전면에 등장하면서 전체 조직문화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버스 경북', MZ세대가 이끈다
경상북도는 최근 도청 본청과 23개 시·군이 발굴·기획한 88개 메타버스 사업 보고회를 열었다. 88개 사업에는 메타버스 대구·경북 신공항 및 4대 한류(한글 한식 한복 한옥)를 비롯해 도 문화체육국이 제안한 천년신라왕경 디지털메타버스 복원, 영양군이 제안한 고추 농사 역할수행게임(RPG) 메타버스 구축, 경주시의 메타버스 황리단길 등이 포함됐다.

도는 이 사업들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공언한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 과정에서 국비 확보, 산업·인재 양성을 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는 메타버스 사업 실천계획 수립 단계에서 이런 목표 외에 기성세대·MZ세대 공무원 간 협력 확대라는 부수적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정우 경상북도 메타버스정책관은 “사업 발굴 기획에 MZ세대들의 참여도가 높아 상하 간 소통이 활발해지는 등 조직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양군 9급 공무원인 손다혜 주무관은 평소 농작물 키우기 온라인 RPG를 한 경험을 살려 ‘영양 고추농사 RPG 메타버스 구축사업’을 기획했다. 손 주무관은 메타버스 방문자에게 영양군민권과 임대 방식의 가상농지를 제공해 고추 농사를 게임으로 체험하고, 획득한 암호화폐로 영양군의 특산품을 구입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도는 올해 2월 메타버스 기본 구상을 발표하고 비전 선포식을 연 뒤 정책자문단을 출범시켜 외부 전문가 컨설팅을 받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강성조 행정부지사의 제안으로 MZ세대 공무원들에게 88개 사업을 모두 재점검하도록 지시했다.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 입장에서 정책 보완점을 찾도록 한 것이다. 도내 MZ세대 모임인 ‘혁신바람개비’와 ‘MZ청년리더’가 주축이 돼 이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혁신바람개비는 근무 경력이 10년 이하인 MZ세대 6~9급 공무원 모임이다. MZ청렴리더에는 30명의 공무원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MZ세대 공무원의 창의성과 기성세대 공무원의 경험이 융합되면 메타버스 수도 경북 사업의 정책 실현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함께 일하고 성취하는 경험이 경북의 디지털 전환과 조직 활성화를 앞당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